날씨가 맑다. 이러다가 또 어느 순간엔가 비가 내리겠지만 그래도 집을
나설때 하늘이 맑은걸 보면 기분이 좋다.
손수건 몇장 챙기고, 부채도 챙기고, 생수 한병 가방에 넣고 딸과
손녀를 따라 싱가폴에서 흙길을 밟을 수 있다는 산행에 나섰다.
하늘이 정말 맑고 고와서 꼭 우리의 가을 하늘을 보는것 같은 날씨다.
모든 곳이 아스팔트로 포장되어 있는 싱가폴에서 이렇게 흙길을
밟아 보다니….
나무는 원시림처럼 우거지고 졸졸 물도 흘러가고….
딸과 손녀는 앞에 가 버리고, 나는 내 페이스대로 걷겠다고 하고는
혼자서 뒤쳐저서 하늘도 보고 숲도 보고 사진도 찍으면서 걷는다.
그런데 갑자기 길에 원숭이가 한마리 보인다.
꼭 나를 노려보는것 같다.
이럴때 어떻게 해야하나 … 겁이 나서 부들부들 떨면서도 사진을 잽싸게
한장 찍고는 그대로 주저 앉아 버렸다.
한참을 그렇게 앉아 있었드니 어떤 아저씨 한 분이 올라오고 있었다.
날 보드니 웃으면서 원숭이를 피하는 요령을 몸짓으로 보여주면서 자기를
따라 오라고 했다. 후유 살았다. ㅋㅋ
여기 산에도 우리 산에서 처럼 누군가가 표시를 걸어 놓았네…
이 산 꼭대기에는 계곡을 내려다 보면서 걷게끔 현수교 같이 생긴 다리가
있는데 그 곳을 목표로 모두 걷는다고 한다.
이 더위에도 수건쓰고 긴팔옷 입고, 아랍계 여린들이다.
사진 중간의 왼쪽, Tree Top Walk 라고 쓰인 곳 까지 가아 하는데…
그리고 저 다리를 건너봐야 하는데…
여기까지도 2킬로 이상 걸었는데 마음은 굴뚝 같지만 아무래도
나는 여기서 되돌아 가는게 나을것 같아서 그만 포기 하고 되돌아서
산 아래로 내려 온다.
그런데 이번에는 원숭이가 떼로 나타났다.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뛰어 다니고 난리다.
그런데 이번에는 덜 무섭다.
원숭이가 많은 곳에서는 카메라를 못 꺼내고 두 마리 보이는 곳에서
사진을 찍어보는 여유도 부려 보고…
딸과 손녀는 끝까지 갔을테니까 주차장에서 기다리기로 하고 했다.
그런데 주차장까지 원숭이들 내려와서 어슬렁 거린다.
싱가폴에서 처음 걸어 본 흙길, 그리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야생의
원숭이들을 만나 본 날, 재미있는 날이었다.
'나라밖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레시노의 전통여관, 와타야벳소(1) (0) | 2017.04.03 |
---|---|
보트키의 아름다운 집들, 싱가폴 (끝) (0) | 2016.02.14 |
덕스턴 힐 찍고 차이나 타운으로, 싱가폴 (13) (0) | 2016.02.12 |
페라나칸 박물관, 싱가폴(12) (0) | 2016.02.11 |
유럽풍의 정찬을 즐길수 있는 차임스, 싱가폴(11) (0) | 2016.0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