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리아 해의 가장 안쪽에 있는 베니스
베니스는 골목길과 소운하가 그물코처럼 복잡하게 짜여 있다.
구불구불한 소운하라도 돌아 나가면 반드시 대운하나 바다로 나갈수가 있고
골목길 역시 구불구불 돌아 나가면 샛길을 만나기도 하고 탁트인 작은 광장을
만나기도 해서
베니스에서는 막다른 골목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6학년 알릭스가 팔을 벌리고 올라설수 있는 이런 좁은 골목길이 수도 없이
많다. 몸집이 좀 큰 사람 둘이라면 정답게 데이트도 하기 어려울 정도다.
오래된 도시라 길도 집들도 낡았지만 아름답게 꽃도 내걸어놓고 불도 밝혀놓고
쓰레기도 떨어져 있는게 눈에 안보인다.
소운하, 쉽게 말해서 골목길 운하다. 이 운하는 정말 좁아서 콘돌라 두대가 비켜가기
어려울 정도인데 대운하의 안쪽으로는 이런 소운하가 그물코처럼 복잡하게 짜여있다.
이렇게 구불 구불 소운하를 돌아서 나오면 대운하를 만나게 된다.
지도를 보면 파란색으로 된 곳은 모두 운하다. 소운하, 대운하....
시민들이 손을 씻을수 있도록 물이 흘러 나오는 성모상
약간 넓은 골목길이 미어 터질 정도로 여행객들이 많다. 부러운 생각이 들 정도로.
골목길을 빠져 나오는 곳에는 대개 탁트인 공간, 작은 광장이 있고
그곳에는 이런 교회가 보이고 마을 어린이들의 놀이터나 길거리 카페같은것이
있다.
그리고 그 작은광장 한복판에는 반드시 이런 우물이 있다. 포초라고 불리는 이 우물은
지하수를 퍼 올리는게 아니라 빗물을 저장했다가 사용하는것이라고 하는데 우물이라기
보다는 저수조라는 말이 더 적당할지도 모른다.
골목길 어디에서나 쉽게 만나는 가게들.
베니스에는 가면을 파는 가게가 아주 많다. 유리제품과 더불어 가면이 특산물이다.
18세기의 베니스에는 1년의 6개월을 사육제를 즐길수 있었다고 한다.
남여의 구별, 빈부의 격차도 없애주는 이 가면을 쓰고 하녀가 빵을 사러 나가도 웃음거리가
되지 않았던 시절이 었다고 하니....
.
그리고 골목길에는 양념을 파는 가게, 초상화 그려주는 가게, 과일을 조금씩 담아서
파는 가게, 악세서리 가게...... 벼라별 가게들이 휘황찬란하게 영업을 하고 있다.
나도 여기 오른쪽의 과일가게에서 1,5 유로를 주고 불루벨리가 든 컵 하나를 사서 맛있게
먹으며 돌아다녔다.
로마제국 말기 야만족의 침입에 시달리던 때 하늘로 부터 목소리가 들렸다.
"탑으로 올라가라. 그리고 그곳에서 바다쪽을 보라. 거기 보이는 땅이
지금부터 너희들이 살 곳이다 "
사람들은 모두 교회의 탑으로 올라갔다. 탑 위에서 썰물때의 군데 군데 노출되어
있는 소택지대가 보였다. 갈대가 전면에 우거져 있을뿐인, 개펄에는 나무라고는
그림자조차 없었다. 그러나 신의 계시라 부유한 자도 가난한자도 남자도 여자도
사제를 선두로 그 땅으로 옮겨갔다. 그리고 그들은 주거를 만들 목재만 가지고 갔다.
신천지에는 물고기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지만 그들은 적어도 목숨만은 건질수 있었다.
- 베니스 연대기 최초의 전설로 452 년에 일어난 일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
베니스, 우아한 도시 베니스를 떠나면서 나는 얼마전에 읽은 시오노 나나미의 베네치아
천년의 연대기를 머리속으로 그려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