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하다. 요양사도 유럽여행 간다고 1주일 결석을 하겠다고 오늘부터 오지 않고
아들은 이태원의 회사로 출근을 했다.
아침에 잠깐 병원 다녀오면서 2,000보 가까이 걸었는데 가을구경도 할 겸
혼자서 살금살금 집 밖으로 나왔다.
목적 없는 걸음이니 아파트 마당의 대추나무, 감나무 밑도 가보고 동네 놀이터도
가 봤다.
우리 동네에도 가을이 오고 있을까?

가을이 오고 있기는 하네.
산책길의 나무들이 색깔이 변하고 있다.

운동하고 있는 사람들은 노인들뿐이다. 멀리서 봐도 허리가 구부정하다.

오후 3시 16분이다.

나는 편한 자세로 의자에 앉아 다리 쉼을 하면서 오 가는 사람 구경을 한다.

유모차에 강아지를 태우고 가기도 하고

아이들 몇이 모노레일을 타는 것도 보고

다시 일어서서 도로변으로 나갔더니 은행잎이 노랗게 변해가는 모습이
보인다.

작은 찻집 앞의 목수국이 아직도 싱싱하게 피고 있는 것도 봤다.


한 달쯤 더 있으면 모두 울긋불긋한 색으로 변할 거다.

혼자서 나갔기에 많은 조심을 하느라 쳐다봐야 하는 감과 대추는 제법 익었는데도
사진을 안 찍었다. 혹시라도 넘어지면 아픈 건 고사하고 아들 딸에게서 받을
지청구를 생각하면 아찔해서다.
집에 와서 휴대폰을 보니 4,020 보다. 물론 아침에 병원 다녀온 것과 합해서
종일 걸은 걸음 수다.
지금 사방에 코스모스와 꽃무릇이 피었다고 유혹하는데 요즘은 아들이 바빠서
찬스를 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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