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은 구글에서 가져 옴)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
잘 잊게 해주는 눈으로 대지를 덮고
마른 구근으로 약간의 목숨을 대어 주었다. -T.S 엘리엇-
4월을 맞이하면서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이 시다. 그러나 우리의 4월은 잔인한
달이 되지 말고 희망의 달이 되기를 소원해 본다.
날씨조차 덥다가 춥다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엉망이지만 그래도 우리의 마음
한 구석에는 봄이니까, 희망의 봄이니까 하면서 그 어떤 기대를 갖고 있다.
오늘은 큰 사위 생일이다.
점심을 같이 먹자고 연락이 왔다. 모처럼 운동복이 아닌 멋쟁이 할머니스타일로
옷 갈아입고 나가야지 하면서 옷장을 뒤져보니 참 마땅한 옷이 없다.
코로나로, 병원생활로 갇혀 지내다 보니 운동복 외는 옷이 필요하지 않아
안 샀더니 입을 게 없지만 선 보러 가는 것도 아니니 대충 입고 나가면 되지
하면서 위로를 해 본다.
부디 4월에는 손에 손 잡고 벽을 넘어서 우리 사는 세상 더욱 살기 좋도록
서로서로 사랑하는 한 마음이 되었으면 좋겠다. 88 올림픽 때 목청 껏 불렀던
이 노랫말처럼 우리 다시 한 마음이 되기를 바라면서 4월의 첫 아침을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