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사와 함께 시장에 가서 봄나물 23,000원어치를 사 왔다.
얼마 전부터 토요일은 둘이서 반찬을 만들기로 하고 유튜브의
레시피를 보거나 옛 어머니 손맛을 떠 올리며 둘이서 있는 솜씨
없는 솜씨 다 내보고 있다.
오늘은 냉이, 달래, 풋마늘, 참나물을 샀다.
이런 나물들을 살 때는 마트보다는 시장 쪽이 만만하다.
솔직히 마트에서는 돈 2,3만 원으로는 장보기가 가당치도 않지만
시장은 1만 원을 들고 가도 살게 제법 있다.
풋마늘 무침과 냉이무침, 그리고 참나물무침이다.
점심에 먹을 것은 접시에 담아두고 보관용은 냉장고에 넣었다.
참나물이 연해 보였는데 데쳐서 무쳐놓고 보니 좀 질기다.
두 단 사서 한 단은 샐러드용으로 씻어 놓고 한 단을 삶아서 국간장과 참치액젓
참기름 마늘 다진 것 통깨를 넣고 무쳤다.
냉이는 고추장과 된장을 반반 섞어서 간을 하고 마늘과 들기름을 넣어 무쳤다.
풋마늘이 어찌나 억센지 도저히 생으로는 먹을 수 없어서 푹 삶았더니
비주얼이 우거지 삶아 놓은 것 같다. 그러나 삶아서 참치액젓에 고춧가루
다진 마늘 참기름 넣고 무쳤더니 먹는 데는 이상 없었다.
달래와 양파를 다져 넣고 양념장도 만들었다.
두부를 뜨거운 물에 담갔다가 건져 이 양념장에 찍어 먹으려고.
이렇게 만들어서 요양사도 좀 주고 먹으니까 즐겁다.
오늘 점심상이다.
요양사와 둘이서 점심을 먹으며 주거니 받거니 하는 말
67세의 노노처녀인 요양사 왈 "이렇게 반찬 만들어 보니 재미있고 행복해요" 다.
나도 그렇다. 평생 바쁜 직장에 몸 담다 보니 늘 남의 손을 빌려 집안일을 했으니
반찬도 집안일도 주부로서는 낙제 점수라 이렇게 만드는 일이 재미있고 행복하다.
별일 없는 한 토요일마다 둘이서 머리를 짜내 이런저런 반찬 만들어 보자고
하면서 맛있게 점심 먹고 요양사는 퇴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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