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삶, 모습

친구들의 변해가는 모습

by 데레사^^ 2025. 3. 2.

          어제는  여고 동창 일곱 명이 만나  점심 먹기로 한 날이었다.

          늘 가던 음식점들이 너무 푸대접을 해서 음식점을  바꿔보자고  해서

          이번에는  부라문이라는  중국집으로  예약을 했었다.

          나는  자동차로 가니  음식점으로 바로 가고,  친구들은  사당역 5번 출구에서

          만나  같이 오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다.

          남태령 고개에서 정체가  없어서 좀 일찍  도착을 했다.

          안내해 주는  예약좌석에  앉으니  11시 10분이었다.   약속 시간은 11시 30분.

 

          평소는  늘  일찍 오던 친구들이  약속시간이  지났는데도  오지를  않아  전화를

          했다.  우리 일곱 명의  매니저 노릇을  하는 유희에게.

          그랬더니  묘희가  5번 출구를  못 찾아서  헤매고  있다고 해서 기다리는  중이라고

          한다.  아니  우리나라에서,  그것도  한 달에  한 번씩  오던  사당역에서 출구를 

          못 찾다니  6번 출구에서 만나던 것을  5번 출구로 바꾸고 나니  못 찾는다니

          이건  말도 안된다.

 

          음식점 주인에게  다시 올 거라고  친구들이  길을  잘  못 찾는다고  양해를  구해놓고

          사당역  5번 출구 쪽으로 내려가니  두 친구가  올라오는 게 보였다.

          마침  소공원이라  셋이서  의자에  앉았다.

          이 두 친구들  말이,  치매 걸린  영자를  사당역에서  잃어버렸다는 거다.

          남편이  안 보낸다고 했는데  왜  데리고 왔니?  하니까  아침 일찍  영자에게서

          늘  데려다주는 친구에게 전화가  와서  자기 집에서 나와서 선릉역에  있으니  좀

          데리고 가 달라고 하더란다.   남편이  제지하지 않았는지  몰래 나왔는지는  모르겠다.

 

          데리고 오는 친구가  잘못했다.

          사당역에서  영자를  의자에  잠시  앉아 있으라 하고  뭘  사러 갔단다.   사서  오니

          영자가  없었다고.

          그 데리고 오는 친구와  매니저 노릇하는  유희하고  사당역을  다 뒤지면서  영자에게 

          전화를  계속해도  받지도 않더니  유희말로 200번쯤  하니  전화를  받더란다.

          어디냐고 물어봤자  위치설명도  못하니까   영자에게  지나가는 사람  붙들고  내가

          길  잃어버렸으니  사당역 5번 출구로 데려다 달라고  사정해봐라고  시켜놓고  다시

           5번 출구에  와서  기다리기를  30분 정도 했더니  어떤  학생이  데리고  왔다고  한다.

 

           11시 30분  예약이  1시 30분이 되어 버렸다.

           묘희가  출구 못 찾아 헤매고  영자 잃어버려서  찾느라  2시간이  지나가 버린 거다.

           그런데  이 중국집  주인이  참  친절했다.  점심시간에도  다른 사람들을  안  받고  우리

           자리를  그대로  비워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고맙다고 인사를  수없이 했다.

 

            음식은   간단한  코스요리,  20,000원짜리로 시켰다.

            주인이  추천해 준  메뉴인데  잡채와  새우튀김  꿔바로우에  자장면이다.

            내가  배탈이 나서  누룽지탕을  먹으려고  추가 하나  더 했다.

 

          꿔바로우다.  잘라 드릴까요?  물어서  잘라 달라고 했다.

 

          이렇게  먹기 좋게  잘라 주네.

 

          새우튀김이  아니고  무슨 이름이  있는데  잊어버렸다.  ㅋㅋ

 

            나만  별도로 시킨  누룽지탕,  비뇨기과 약을  먹었더니  속이 너무  안 좋아서

            약 끊고  내과에서  위장약을  받아와서  먹는 중이라서  누룽지탕을  시켰는데

            이 것도 겨우  한 두 숟갈밖에  못 먹었다.

 

         짜장면이다.

 

         이 친절한 가게에  너무 미안해서 4월에도 이 집에서 만나자고  미리  예약을  했다.

         그리고 이제는  5번 출구에서 만나지 말고  길을  아니까  음식점으로 바로 오라고 했다.

         영자를  데리고 오는 친구에게는  반드시  손 붙잡고 오던지  아니면  데리고 오지

         말라고도  했다.   치매 친구를  혼자  앉혀 놓고  물건을  사러 가다니  말도  안 되는 짓을

         해 놓고도  문제는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는 말도  하지를  않는 거다.

         아마  혼이 나가서  아무 생각도  안 나는 것이겠지.

 

          팔십도 중반을  넘어가니  치매에 걸렸다는 친구들  소식이 제법  들려온다.

          벌써  요양원 갔다는  친구도  있고...

          옛 어른들이 하시던 말씀,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의  의미를  다시 한번  음미해본다.

'나의 삶, 모습'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 토요일에 한 일  (104) 2025.03.08
잠이 안 와서  (83) 2025.03.06
정월 대보름인데  (87) 2025.02.12
추어탕 한 그릇을 먹으며  (82) 2025.02.08
안과검진 후기, 그리고 점심  (80) 2025.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