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만 보면 가을 같은데 오늘도 이른 아침부터 에어컨을 켰다.
어젯밤은 기온이 조금 내려가는 것 같아서 새벽 2시쯤 에어컨을 끄고
선풍기만 틀고 잤는데 6시쯤 더워서 깼다.
문을 열고 하늘을 쳐다보니 하늘은 높고 맑고 흰구름이 둥둥
떠가고 있다. 아, 가을 소리가 절로 나오는 하늘과는 반대로
가만히 누워 있는데도 땀이 흐른다.
말복도 지났는데 더위는 물러갈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다.
옛날 얘기지만 라떼는 8월 15일 광복절만 지나면 부산의 해수욕장중
동해쪽 해운대나 광안리는 물이 차가워서 들어갈 수가 없어 남해 쪽인
다대포 쪽으로 갔었는데 그래서 광복절 휴일을 마지막 피서 갈 날이라고
했었는데 이제는 그런 공식도 다 없어져 버렸다.
겨울날씨도 삼한사온이라는 말이 없어져 버렸고...
오늘도 밖으로 걸으러 나가기는 아예 글렀다.
실내 자전거나 타야지...
요새는 재활병원 안 가는 화 목 토 일은 하루에 세 번씩 자전거를 탄다.
식후 마다 30분씩 제일 약한 데다 놓고.
에어컨 틀어 놓고 선풍기까지 틀어 놓고 자전거 30분을 타고 내리면
온몸이 땀으로 젖어 바로 샤워해야만 한다.
재활병원에서도 근력운동도 많이 하고 자전거도 이렇게 타는데 몸은
팔 다리는 가늘어지고 배는 튀어나오는 체형으로 변해 간다.
근육은 자꾸만 도망가고 체중을 5킬로나 뺐는데도 배는 여전히 남산만 하다.
월요일에 심장 초음파와 몇가지 간단한 검사가 예약되어 있는데 당화혈색소가
내려 갔을지 모르겠다. 퇴원 후 너무 많이 먹어서 5킬로가 늘고 나니 혈압도
더 올라가고 무엇보다 당뇨가 경계에 바싹 이르러서 체중을 줄이기 시작했다.
거의 1년에 걸쳐서 5킬로를 줄이고 혈압은 먹는 약으로 정상유지가 되었는데
당화혈색소는 이번 검사에서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다.
오늘은 또 어떻게 견딜까?
자전거를 타도 넷플릭스를 켜고 잠이 안 와도 넷플릭스를 켜다 보디
영화도 어지간한건 다 봐 버렸다.
책을 읽을려 해도 도서관으로 빌리러 가는 것도, 서점으로 신간을 사러 가는 것도
다 귀찮아서 못 하고 있다.
여름은 이렇게 나를 무기력하고 재미없는 사람으로 만들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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