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일주일 내내 비나 눈이 올 거라는 일기예보다.
한숨 자고 빗소리에 잠이 깼는데 다시 잠들기가 어려워 이렇게
컴 앞에 앉았다.
나이 들어 제일 힘든 게 잠을 푹 잘 수 없다는 거다.
의사들은 수면제를 먹고라도 잠을 자는 게 안 자고 버티는 것보다
낫다고 하는데 나는 수면제를 먹을 수가 없다.
딱 두 번 먹어봤는데 환각이 와서 너무 무서워서 안 먹는다.
그러면서 나름대로 터득한 지혜가 오면 자고 안 오면 노는 것.
이 사진은 연천에 살고 있는 옛 블로그 이웃이 보낸 것이다.
산속에 사니까 눈이 녹을 새가 없다고 한다.
옛 조선블로그 시절의 이웃이었던 화가, 걷는 게 불편해지기 전에는 일 년에
두 번, 봄가을로 초대되어 다녀오기도 했었던 곳이다.
이번 겨울은 우리 동네에도 눈이 자주 오기는 했다.
그러나 내리면서 금방 녹아버려서 눈 사진 다운 사진을 찍어 보지를 못했다.
어제는 병원 안 가는 날, 5,560 보를 걷고 공원에 있는 운동기구마다 100번씩
운동을 했다.
날씨가 흐릿하고 금방 비가 쏟아질 것 같아서 안 나가려고 요양사가 왔을 때는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집에 있었는데 요양사가 가고 난 오후, 집에 일찍
들어 온 아들이 운동 안 했다니까 어찌나 지청구를 대는지 끌리다시피 나갔는데
막상 나가고 보니 또 이렇게 잘하는 걸.....ㅎㅎ
그 많던 잠은 다 어디로 갔을까?
저녁 9시 뉴스 끝나면 바로 잠 들어서 아침 6시에 일어나던 시절이 있었던가 싶다.
일흔이 넘어면서 슬슬 찾아온 불면증, 처음에는 잠을 제대로 못 자면 무척 괴로웠는데
그 세월도 흐르다 보니 익숙해 졌는지 별로 힘들지는 않다.
요즘은 한 두어시간만 푹 자도 이튿날 개운하거든.
지금은 비가 그쳤다.
날이 밝으면 어떨지는 모르지만.
축구도 시끄럽고 의사들도 시끄럽고,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 것 같지만
시간이 해결 해 주겠지, 재활병원의 의사야 파업하지 않겠지 하고
나름대로 개똥철학을 펴 보는 밤, 시간이 약이기를 바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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