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눈깨비가 내린다.
눈이 내리려면 제대로 내리던가 비도 아니고 눈도 아닌 진눈깨비가
내리는 날은 기분도 다운되고 몸 컨디션도 다운되기 딱 좋다.
재활병원에서 돌아오면서 뜨끈뜨끈한 게 먹고 싶어서 칼국수에
만두를 넣어 끓여주는 집으로 갔다. 운전해 준 딸과 요양사와 셋이서.
의왕시의 백운호수 부근 안골이라는 마을이다.
어느 산골을 지나는 듯 집도 없는 구불구불한 길을 한참 돌아 들어가니 산 밑 막다른
곳에 옹기종기 몇 채의 음식점이 있는데 그중 자동차가 제일 많고 번호표까지
나누어 주는 칼국수 집엘 들어갔다.
우리는 셋이서 손만두전골 2인분에 수수부꾸미 하나를 시켰다.
요즘은 아무리 소식좌라도 음식점에서 셋이 가서 2인분 시키는 건 안 되는 일이라
수수부꾸미를 더 시켰다. 남으면 싸 오면 되니까.
보리밥도 조금 나오고 만두도 나오는데 2인분으로도 충분할 것 같다.
전골냄비에는 야채와 만두와 조랭이떡, 그리고 칼국수가 들었다.
보리밥이다. 알맞게 양념이 되어 있어서 비비니까 입에 딱 맞는다.
김치만두과 고기만두가 있는데 우리는 김치만두를 선택했다.
2인분이니까 네 개가 나온 것.
수수부꾸미, 속에는 팥 앙금이 들었다. 1인분 대용으로 시킨 것인데 8,000원이다.
창 밖 풍경이다. 쌓이지는 않고 길만 질척거리는 진눈깨비다.
음식점을 갈려면 옛날에는 신발 많은 집이라 했는데 요즘은 자동차 많은 집이다.
이 집도 주차장이 몇 군데나 되는데도 다 만원이듯 음식이 가격대비 맛있고 또
셀프바가 있어서 반찬을 마음대로 가져다 먹을 수 있어서 좋다.
우리 셋은 소식좌라 칼국수 2인분으로도 배가 불러 찐만두와 수수부꾸미는 싸 갖고 왔다.
만두는 딸, 수수부꾸미는 내 몫.
지금도 눈인지 비 인지 내리고 있다.
저녁에는 또 뭘 먹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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