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더워도 호암미술관엘 왔는데 희원을 안 들어가 볼 수야 없지
하면서 워커를 밀며 걸었다.
희원은 봄에는 매화가 많이 피고 가을에는 단풍이 예쁜데 여름풍경은
잘 모르겠다.
여러번 왔어도 여름에는 안 왔으니까.

희원으로 들어 오면서 뒤 돌아본 호암미술관 풍경, 소나무들 사이로 기와지붕이
보인다. 나는 이 풍경이 참 좋다.

희원의 여전한 벅수들, 벅수란 마을 어귀나 길가에 수호신으로 세운 사람 모양의 형상이다.
그리고 여기 희원에는 온갖 모양의 벅수들이 많이 있다.

희원에는 석탑, 석등, 벅수들이 많아 이 구경도 한참 걸린다

돌배나무다. 돌배가 주렁주렁 열렸다.
어릴 적 부르던 "돌배나무 가지에 걸린 집신짝"이라는 노래가 생각난다.
돌배나무는 장미과의 나무로 돌배는 술을 담그기도 한다는데 우리들 어린 시절에는
떫은데도 따서 먹었지.

보기에 먹음직 해 보이지요?

공작새 두 마리, 날개 펴는 걸 볼려고 한 참을 기다려 묵묵부답이다.
몇 년전에 희원을 나가서 호숫가에서 날개 편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오늘은 아니네.

기온은 32도, 땀을 뻘뻘 흘리는 중인데 여기는 어느새 가을빛을 띄고 있다.
가을,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시원 해 지는 것 같다.

연꽃은 다 져 버렸고 단풍 든 나무 위로 뭉게 구름이 떠 있는 하늘이 참 곱다.

앗, 딱 한 송이 연꽃이 아직 남아 있네.



기와 담장이 쑥부쟁이 꽃과 함께해서 더욱 전통미를 살리는 것 같다.



장 미셀 오토니엘의 설치미술 황금연꽃 황금목걸이다.
전통정원에 웬 황금구슬로 된 목걸이와 연꽃일까 하면서 의아했는데
다 돌아보니 꽤 아름답게 어울리는 것 같이 느껴진다.

황금목걸이와 황금연꽃이 제대로 찍어졌다.

여기는 매화원이다. 지금은 여름이라 꽃도 열매도 없다.
호암미술관의 이 전통정원에는 정자도 두 곳이나 있는데 몸이 불편하다 보니
그냥 휘리릭 돌아 서 나와 아쉬움이 많다.
정원 밖에는 호수가 있어 둘레길도 있는데 나는 김환기전을 보고 희원을
한 바퀴가 아닌 반 바퀴 정도 돌고 오는 것으로 대만족이다. 아프고 나서 제일 멀리
온 곳이 여기다. 오 가며 자동차 두 시간 타고 김환기전 보고 또 희원 까지 대충이나마
돌았으니 오늘이야 말고 다시 태어 난 날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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