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행을 자주 다니는편인데도 문화공연, 그것도 전통적인 공연은
처음 보았다.
노보리벳츠의 시대촌에서는 홋카이도 원주민인 아이누식의 음식도 맛보고
에도시대의 갑부놀이 -그림의 떡 편인 오이란 쇼와, 닌자쇼, 두가지
공연을 보여 주었다.
내게는 처음 보는 공연이라 구경하는 내내 색다르고 즐거운 마음이었다.
이곳이 오이란 쇼를 본 일본전통 문화극장이다.
오이란 쇼의 안내자, 얼핏 남자같이 보였는데 여자였다.
유창하다고 까지 할것은 없지만 한국어와 영어를 곧잘 섞어서 말하는
바람에 일본어를 몰라도 대강은 짐작할 수 있었으니 재치 만점의
사회자다.
주인공인 오이란 이다.
매우 콧대가 높은 기생역으로 한번 만난것만으로는 손님을 상대해 주지
않는 아주 도도한 기생이다.
이 오이란 쇼의 특징이 객석 손님중에서 남자, 즉 갑부역할을 할 사람을
뽑는것인데 많은 관중중에서 저 할아버지가 손 들고 나섰다. 일본인이다.
그런데 이 할아버지, 무대뒤에서 옷을 갈아 입고 나오니 배우와 똑 같다.
차림도 그렇고 공연솜씨도 그렇고.... 많이 놀아본 사람 같다고 우리는
수근대면서 웃었다.
젊은날 무척 한량이었을듯....ㅎㅎ
이 오이란쇼의 내용은
오이란의 마음을 끌기 위해 갑부의 남자에게 세번의 기회가 주어지는데
첫번째는 바라보는것 외에는 할 수가 없고
두번째는 전화위복의 장이라고 해서 여기서 승부를 내야 한다. 다음 단계로
나가기 위해 그녀의 마음을 끌어야만 하는것이고
세번째는 정이들어 그녀는 곰방대에 불을 붙여주기도 하고 술을 따라주기도
하면서 비로소 손님의 대접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아무리 봐도 이 할아버지, 많이 놀아본 솜씨다.
기모노의 뒷태도 참 예쁜 오이란
쇼의 내용처럼 곰방대에 불을 붙여주기도 하고 술을 따라 주기도 하고...
오이란 쇼는 이렇게 끝이나고 다음은 닌자쇼 구경을 갔다.
닌자쇼 극장 앞의 안내원
오사카의 여름전투라고 하는 닌자쇼는 도요토미 가문과 도쿠가와
이에야스 막부군의 결전이 한창이던 때의 이야기다.
전투중에 딸을 살리기 위해 밀서를, 비록 적군이지지만 믿을 수 있는
장수에게로 부하를 보내는 중에 급습을 당하여 싸움이 벌어지고
결국은 아슬아슬하게 밀서를 지켜내어 전달한다는 내용이다.
배우가 손에 들고 있는 종이가 밀서다.
저 할아버지로 분장한 배우는 공연도중 객석으로 내려와서 사람들을
웃기기도 했다.
마침 앞줄에 앉은 내게로 와서 무서운 얼굴을 하길래 " 나, 하나도 안무섭다"
고 했드니 객석이 웃음바다가 되었다.
어느나라나 전통공연은 독특한 재미가 있다.
이 오이란쇼와 닌자쇼를 보면서 일본문화의 또 다른 재미를 즐긴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