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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장

친구들

by 데레사^^ 2020. 11. 11.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났다.

작년 12월에  만나고  1월은  추우니까  쉬고  2월에  만나자고 했는데

2월부터  코로나로  발이 묶여 버렸으니  10개월만에  만난것이다.

 

겁쟁이 할매들.

총무에게서  연락이 오기를

마스크 꼭  쓰고  와서  밥  나올때 까지 벗지 말기

밥 먹을때는  이야기 하지 말기

그리고  음식은  반드시 덜어 먹되  먹던  젓가락  사용금지

밥 먹고  상 물린 후  마스크 쓰고  다시 이야기 하기.....

 

과연  잘  지켜질까?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길에 본  나무들,   나무들은  어느새  잎들을  떨구어  버리고

긴 겨울의  나목으로 갈  채비들을  하고  있다.

빠른 세월,  코로나 백신의  개발도  빠르게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처음  퇴직을  하고  여고동기들  모임에  나갔을때

친구들은  손주자랑에  난리도  아니였었다.  오죽하면  자랑할려면  돈 줄테니

가라고 까지  했을까....

그랬던  친구들이었다.   그때로 부터  20여년이 흘러 가  버린  지금의  친구들은

아픈이야기밖에  없다.

 

 

 

 

우리가  늘  가는  음식점이  문 닫지 않고  건재하고  있어서  좋다.

우리를  위하여  늘  독방을  내어주는 집,  음식점의  일하시는 분들도

얼굴이  바뀌지  않았다.   그러나  손님은   거의  없는  편.

 

이모님께  앞 접시를  좀  넉넉히  달라고  주문했다.    음식이  나오기  시작하자  조심스레

앞 접시에  자기 먹을것을  가져다  놓는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자  옛날 하던식 그대로로  회귀한다.

너  이것  먹어봐라 하면서  먹던 젓가락으로 집어 주기도 하고  이야기도  쉴새없이 하고

심지어  남은것  아깝다고  비닐봉지에  담기도 한다.

총무가 눈치빠르게  상 부터  치우게  하고  모두 마스크 쓰게 하고  밀린  이야기를....

 

 

 

어떻게  지냈느냐는 물음에

미스터 트롯 보는 재미로  잘 살았노라고들  한다.

수요일과  목요일에는  미스터 트롯 프로를  보고  다른날은  유튜브로 그들의 노래를 듣고

그것만이 위안이라고.   수요일은 뽕숭아학당,  목요일은 사랑의 콜센타.

그러면서 12월에 공연하는  나훈아티켓을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도 한다.

옛날에는  나훈아는 느끼하다고 싫어하드니  테스형이후  모두들  나훈아에게  혹 가버렸다.  ㅎㅎ

 

그리고는  자연스레  아픈 얘기

여자가  남자보다 오래살지만  남자보다  더 오래 아프다가  간다는것

그러면서  우리  다음달에는  못 만나겠지하는  염려부터  한다.

 

총무가  말했다.

아무래도  12월 부터는  추워서도  힘들거고  내년 3월 이후  코로나가  잠잠해 지면  연락 할테니

그 동안도  열심히  미스터 트롯  노래 들으면서  아프지 말고  잘  지내라고.

 

우리는 마스크 쓴채로  가만히  노래를  불렀다.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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