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1971년 10월 24일 유엔데이에 태어났다.
그때는 유엔의날은 공휴일이어서 집에서 쉬는중에 진통이 와서
병원으로 갔다. 그 전날 까지 출근을 했었고.
딱 반 세기, 우리나라 나이로 올 해 쉰에 접어 든 아들이 태어나던 그때와
지금을 비교해 보면 변한게 참 많다.
첫째 유엔의날이 없어져 버렸다. 그리고 그때는 꽤 추워서 병원에 가면서
옷을 겹겹이 껴 입고 갔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유엔데이, 유엔의노래도 있었다.
동서반구 육대주와 오대양에서
뜻같은 겨레들이 함께 뭉쳐서
퍼진다 빛나는 유엔의 이상
사랑으로 이땅에 횃불을 드네
유엔 유엔 유엔 평화의 사도
두 손 높이 흔들며 노래 부르자.
지금 내가 기억하는게 별로 틀리지는 않으리라.
우리집 거실에서 내려다 보고 찍은 사진이다. 완전한 단풍길이다.
어제 가야산 등산을 다녀 온 아들, 그리고 딸네 세 식구, 합해봐야
다섯명의 가족이 동네 중국집으로 생일턱을 먹으러 갔다.
우리집 뒷 베란다에서 보이는 아파트 마당이다.
집에서 미역국을 끓이고 몇가지 반찬해서 먹어도 좋겠지만 올 해 들어 한번도
식구가 함께 외식을 해본적이 없는데다 다들 중국음식이 땡긴다고 해서
중국집으로 갔다.
이럴때 나는 뒤로 물러 나 앉는다. 마지막에 계산만 내가 하면 되니까
메뉴는 아이들끼리 의논해서 시킨다. 이게 이 집에서 우리가 제일 즐겨먹는
꿔바로우라는 찹쌀탕수육이다.
돈 아끼지 말고, 엄마 호주머니 생각하지 말고 먹고 싶은대로 다 시켜라고
호기있게 말했건만 아이들은 알아서 이 정도로 끝내준다.
사위가 아들에게 상품권을 주고, 나는 밥 사고, 두둑하지는 않지만 현금봉투로....
비혼을 고집하는 아들, 친구들 중에서 자기가 제일 행복하다고 말하지만
부모인 내가 보기에는 늘 안쓰럽다. 요즘 코로나로 실업자가 까지 되고 보니
더 안쓰럽다.
"아들아, 생일 축하 해, 무엇보다 건강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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