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 간다.
저녁이면 난방을 틀어야할 정도로 공기가 서늘해 졌고 나무들은
울긋불긋 변해가고 있다.
매일 길 떠나고 싶다를 입에 달고 사는데 코로나19, 깜깜이, 기저질환,
고령자..... 태어나서 처음 들어보는 이런 단어들이 내 발목을 잡는다.
내가 살고 있는 안양에서는 꾸준히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200명을 훌쩍 넘어 버렸다.
이런 시절에 아프지 않다는것만도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르는데
무얼 더 바라느냐고 자신을 다스려 보지만 그것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 아파트 단지안의 소공원의 나무들도 예쁘게 단풍이 들어가고 있다.
요즘은 헬스장을 못 가니까 이곳에서 한 시간 정도 걸으면서 수다도 떨고
콧바람도 쏘인다.
요즘은 집 앞에 나오는게 크나 큰 외출이다 보니 옷도 신발도 필요가 없다.
나들이 옷은 계절이 바뀌면 꺼내 놓았다가 도로넣고 화장품 같은건
사용해 본지도 오래되었다.
운동복에 운동화, 모자와 마스크로만 살고 있다.
코로나탓에 실업자가 되어 버린 아들과 심심하면 자동차를 가지고
조금 멀리 나가보기도 하지만 음식점을 마음놓고 들어갈 수가 없으니
재미가 없다. 맛있는것 먹고 오는것이 외출의 한 재미인데 부리나케
돌아와서 집에서 밥을 먹을려니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기도 하고.
용기를 내어 식당엘 가보면 띄어앉기도 안되고 마스크 안 쓴 종업원들도 많고
밥 먹으면서 떠드는 사람들도 많아서 먹고 와도 기분이 찜찜하고.
이따금씩 전화오는 친구들이 반쪽얼굴이라도 한번쯤 보고싶다고들 한다.
마스크로 가려버렸으니 눈과 이마밖에 못 보는, 사실은 반쪽도 안되는
얼굴이지만 그 얼굴이라도 이 해가 가기전에 한번 보자고 하면서 웃는다.
이 나무들이 잎이 떨구기 전에 어디든 가보자고 하지만 그 또한
썩 마음이 내키질 않고, 솔직히 내 마음도 열두변덕이다. ㅎㅎ
단풍이 꽤 곱다. 지자체 이후 우리나라는 어딜가나 꽃동산인것이 좋다.
우리동네 평촌도 단풍이 예쁜곳이 많다.
길거리에 나가보면 가로수들이 어느 명승지 못지않게 단풍이 곱다.
우리집 앞 길거리다. 가로수들이 어느새 이렇게 예쁘게 물들어 가고 있다.
아, 가을! 사계절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다.
아쉽지만 지금의 패턴대로 후닥딱 다녀와서 집에서 밥을 먹는 식으로의
가을구경이라도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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