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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장

독감예방주사 유감

by 데레사^^ 2020. 10. 22.

독감예방주사를  20년 넘게  해마다  맞았다.

맞고나면   맞은자리가  조금 붓거나  뻐근할  정도였는데  이번에는

사흘을  내리  앓았다.

첫날은  설사를  했다.   밖에서  먹지도  않았고  집에서도  매일  먹는 음식

된장찌게,  김치, 김.....정도였는데   그날밤부터  배가  아프면서  설사를 했다.

독감예방주사와 설사?

아닐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그렇게  아프기 시작했다.

 

 

 

그러드니  이튿날 부터는  열은  없는데  기운이 하나도  없이  늘어지면서

딱히 어디라고 꼬집을수도  없이  온 몸이  쑤시기  시작했다.

콧물도  나오고  기침도  약간  나오고.

 

그래서  잽싸게  상비로 둔  감기약을   먹었다.

 

 

 

 

 

우리 아파트 주변,  내가  걷기운동하는곳의  단풍이다.

이 길을  만보계를  차고  하루에  만보 가깝게  걷는데   오랜만에  결석을  했다.

부엌은  아들에게  맡겨버리고  나는 누워서  앓기만  한다.

 

 

 

이 사진들은  오늘  찍은것들이다.  이제는  가뿐할  정도는 아니지만

누워있어야 할  정도도  아니라  집밖에 나와서 걸어다니며  단풍 사진을  찍었다.

 

 

 

앓아 누워 있었지만  죽을지경은  아니었기에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보았다.

예전 주사같지 않고  많이 힘들다는 대답들이다.

나처럼  앓아눕지는 않았는데  지난번  주사같지는 않네  하는 대답들이 들려온다.

사망자도  꽤 많은데  죽지않은것도  행운이겠지  하면서  웃어 본다.

 

 

 

 

 

                            철쭉,  너는  왜  때아니게 피어서  지나는 사람들에게  온갖 질문을

                            다 받니?   너도  정신줄  놓아 버린거니?

 

 

 

 집앞  도로다.   벚나무도  단풍이  들기 시작한다.

 베란다에서 서서  이곳을  내려다보며  참담한  심정으로  독감예방주사 후유증을  앓았다.

 

 

 

 

 

 

본죽에서  녹두죽을  아들이  사 왔다.

요즘은  한사람분을  두 그릇으로  나누어서  포장해 준다.

점심에 반 먹고,  저녁에  반 먹었다.

이제는  설사도 멎었고  기침도  콧물도  다  멎었다.   물론  몸의  나른함까지 없어졌다.

 

 

혹  까마귀 날아가자 배 떨어진 꼴은  아니었을까?

독감예방주사하고  설사하고  과연  연관성이  있을까?

 

아무튼  살았으니까,  죽지않았으니까  독감예방주사에  유감을  표명하면  안되겠지만

왜 하필 그날부터 아파서  독감예방주사에게  뒤집어 씌우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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