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내가 공적마스크를 살수 있는 날이다.
약국이 8시 30분경 문을 열어서 번호표를 나누어 주고
11시쯤 마스크가 도착하면 그 이후 아무 시간에나 약국에 와서
번호표를 주고 마스크를 받아 가면 된다고 하길래 8시 조금 넘어서
집을 나섰다.
문을 닫아놓은 문화센터 앞에 심어져 있는 꽃들을 보며
룰루랄라 즐거운 마음으로 약국 앞으로 간다.
멀리로 약국이 보이는데 줄 선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설마 아직은 괜찮겠지.
그런데 가까워질수록 이게 아닌데 하는 기분, 줄이 길고 길다.
그래도 기왕에 나왔으니까 하면서 맨 뒤에 붙어섰다.
그런데 조금 있으니 번호표가 끝났다고 사람들이 낭패한 얼굴들로
흩어지기 시작한다. 물론 나도 뒤돌아서 집으로….
딸과 아들은 첫 시작한 월요일이 해당일이라 쉽게 샀다는데 이제는
사람들이 1주일에 2장씩 배급주는식으로 파는것도 다 안 돌아간다는걸
아니까 새벽부터 나와서 줄을 서는 모양이다.
솔직히 마스크 두 장 살려고 마스크 한 장을 쓰고 나와야 하는데
따지고 보면 한 장 손에 쥐는것과 마찬가지인데 이 전쟁을 치루어야 하나
싶어서 다른 약국으로 가볼려다가 포기하고 집으로 와 버렸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는데 여기서는 이렇게 다닥다닥 붙어 있어도
된다는 말인지, 마스크 살려고 줄섰다가 감기라도 걸리면 큰일이다
싶어서 돌아서는 마음, 무어라 형언키 어렵다.
집에 조금 있는걸로 아껴쓰고 되도록 나가지 말아야지, 지금은
감기가 걸려도 큰 일이니까 공적마스크 사는건 포기하자고 마음먹고
나니 오히려 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