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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장

봄은 와 있건만

by 데레사^^ 2020. 3. 8.



오후 2시쯤,  햇볕이 좋을때  아파트 옆  학교 마당을   한시간정도

걷고  오는게  요즘의  나의 유일한  외출이다.

동네산책길은   아는 사람들이  많아서  도저히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켜지질  않는다.   갇혀 있다  만나니  모두들  반가워서  손도  내밀고

심지어는  껴안을려고 하는 사람까지  있으니  이  정들을  외면하기가

어디 쉬워야지 말이다.

그래서  어린아이들  몇몇만  놀고  있는  학교마당에서  걷기 시작한지가

며칠  되었다.

 



학교마당에  봄이  와  있었네.

봄까치가  제법  많이  피어서  나를  반겨준다.

올 봄 들어  처음 보는 꽃이다.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거나  말거나

철 따라  피어주는  꽃이  정말  고맙다.   사람보다  낫다라는  생각을

잠시  해 본다.

 



               민들레,  노란꽃도  피었다.   그  밑으로  쑥이  올라오고  있네.

               예년같으면  섬진강가로  매화와  산수유를  보러  갔을텐데

               올 해는  집 밖을  나선다는게  무서워서   엄두도  못  낸다.

               솔직히  몸이  아파도  병원을  가기도  겁난다.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된 곳도  뚫려 버렸으니 정말  우리는  한번도  경험못한  나라에서

               지금  살고  있다.

 



마스크를  사겠다고   길게  길게  늘어선  줄 속에  잠시  끼어들었다가

포기를  해 버렸다.  사람과  사람사이는 사회적 거리인  2미터를  띄우라고

하면서  마스크줄은  다닥다닥이니   이  모순을  뭐라고  해야 하나?

물론  정부도  힘들고  의료진도  힘들고  다  힘들겠지만  국민도   참

힘들다.   이것이  나라인지?

 



학교 마당에는  어린 아이들  몇몇이  축구를  하면서 놀고 있을뿐

적막강산이다.   이 학교도  언제  문을  열지  모르고    우리 성당도

내가 다니는  문화센터도   다  언제  문을  열지  모른다.

 

태국의 딸은  전화하기를   “엄마  한국이 힘들면  여기 와 계실래요?” 한다.

싫다고 했다.  비행기 타고  가는것도  힘들지만  태국이  우리나라 보다

나을것  같지도 않아서다.    그냥  여기서  내 나라  내 땅에서  사는거다.

 

요양병원에  입원하고  있는  언니를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  온다.

고통속에서  가족들  얼굴도  못 보고  있으니  얼마나 힘들까?

코로나여!  제발  좀  물러 가  다오.

힘내라!  대구여!   그리고  대한민국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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