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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나라 여행

올림픽공원을 거닐며

by 데레사^^ 2019. 10. 17.



올림픽 공원의 9경중  하나인  88호수 부근을  한 시간 정도 걸었다.

전형적인  한국의  가을날씨,  하늘은  높고 맑고  바람은  시원한  날이다.

걷기에  딱  좋다.

한하운 시인은  이 강산 가을길에  물마시고  가보시라,  수정에  서린

이슬을  마시는  산뜻한  상쾌이리라고   가을을   노래했지… 나는  시인의

이  싯귀가   참 좋다.

 



호수에는  이끼인지  풀인지가  많이 덮혀  있다.

그러나  물빛속에도  가을냄새가  나는것  같다.

 



 



 



 

날개짓이라는   이름의  작품이다.   물, 바람,  햇빛의

자연요소를 이용하여  움직임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부표원리에 의해

호수위에 떠  있는  17개의 날개들이  바람에  의해  좌우,  위 아래로

움직인다는     설명을   읽고나서   다시  쳐다보니   마치 날개가  퍼덕이는것

같기도  하다.

 



 



 



 





 



 



 



 



 



한 시간쯤  걸은 후  다리쉼을 할려고  의자에  앉았다.

 

잠시  눈을  감고   30년전의  나를  소환해  본다.

여기 올림픽  공원에서  우리는 88 서울올림픽을   치루었다.

그때  나는  직업상   선수들과  관중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책임지는

일을  했었다.   행여라도  한 사람의  실수와  방심으로  올림픽에 누가

될까봐   전심전력을  다했던  젊은 나,   그리고  동료들…   그  팔팔했던

나는   어느새  할매의  반열에  올라 버렸다.   무심한  세월탓을  해서

뭘 하랴…..

그 고단하고  힘들었지만  사명감만은  투철했던   지난날이  이렇게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있는것에   감사를  해야지…

 



마침  아무도  지나가지  않길래  긴 의자에  누워서  하늘을 본다.

88 서울올림픽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의  가을하늘은   맑고  높고

아름답다.

 

이 올림픽공원안의 여러 경기장을  누비고 다니며  일하던것이  바로

어제 같은데  어느새  30년이  훌쩍   지나 가 버렸다.   그리고   나는

공원벤치에서 오가는 사람   눈치 안보고  누워버릴수  있는   염치없는  할매짓도

서슴치않고  하게되고.

하기사   흐르는것이  어디 세월뿐이랴,  나도  흐르고  너도  흐르는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