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세월을 막을길만 있다면.... 하고 엉뚱한 생각을 해 본다.
어느새 2018년의 마지막 달이다.
한 해 동안 무엇을 하고 살았으며 앞으로 남은 한 달 동안 무엇을 해야할까
하고 12월의 첫 아침을 맞는다.
지금 부엌에서는 고구마와 감자 익는 냄새가 난다.
아침식사로 고구마 한 개, 감자 한 개, 우유 한잔을 마실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아침식사는 밥을 먹지않고 이런 저런 간편한걸로 떼우기 식으로
먹는다.
올 해는 변변한 여행도 못했다.
특별히 어디가 아픈것도 아닌데 어쩌다 보니 사는 동네만 빙빙 돌았다.
1주일에 두번씩 중국어 공부가고, 그리고 매일 헬스장에서 두어시간 보내고,
어울려서 밥 먹으러 다니고.... 이게 전부인것 같다.
아이들이 엄마가 나이 먹어가는게 안스러운 모양이다.
지금 싱가폴에 거주하고 있는 딸이 날 데릴러 왔다. 내년에는 태국으로 이사를 가는데
싱가폴 한번 더 구경하라고.
그러면서 처음으로 비행기삯 까지 딸이 치뤄 준다.
자다가 웬 떡이냐 싶어서 그냥 가만히 있었다. ㅎㅎ
아이들에게서 명절이나 생일, 어버이날 외에는 용돈이나 선물같은걸 받아보질 못했다.
큰 일이 있을때 마다 돈은 늘 내가 썼다.
죽어서 유산으로 남기는것 보다 살아서 인심쓰면 나도 기분좋고 아이들도 기분좋을거라
생각하고 언제나 돈 문제에는 솔선수범(?) 했는데 이번에는 딸이 비행기표를 사는데
그냥 웃고만 있었다.
12월 8일에 싱가폴에 간다. 그리고 19일에 돌아 온다.
딸네 집이지만 오래 있기는 싫고, 또 더운 나라라 더위를 유난히 타서 열흘만 있다가
올 작정이다.
이번에 싱가폴에 가면 해 보고 싶은것 중 하나가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옥상 수영장에서
수영을 해보고 싶은데 투숙객이 아닌 사람이 갈 수 있을려나 모르겠다.
그 호텔 53층의 수영장을 늘 쳐다보기만 했으니까, 한번 그곳에서 헤엄치면서
이 멋진 호텔을 지은 우리의 쌍용건설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새 고구마와 감자가 다 익었다.
아침 먹고, 오늘은 수유리로 여고동창들 만나러 간다.
만나서 밥 먹고, 아픈곳 타령들하고, 잠시나마 그 시절로 돌아 가 유치한 장난들도
쳐보고....
그리고 한 시간 넘게 걸리는 지하철로 돌아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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