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주민센터에 새로운 건물이 생겼다.
기존의 사무실 옆에 게이트볼장으로 활용하던 곳을 지상 4층에
지하 2층으로 새로 지어서 자치센터의 프로그램을 대폭 늘여서
며칠전 부터 접수를 받기 시작했다.
나는 중국어와 헬스를 등록했다.
3개월 마다 등록을 새로 하는데 3개월 수업료가 45,000원이니
얼마나 싼가? 그러니 자연적으로 사람들이 많이 몰려서 인기과목은
새벽부터 줄 서서 번호표를 받는다.
중국어는 2년전 부터 해오던 거고 헬스는 이번에 새로 생겼다.
내가 지금까지 다니던 스포츠센터는 월 10만원이나 하는데
여기는 15,000원인데다 우리 아파트 정문 바로 옆이니 차비도
안들고 시간도 절약되고 해서 이번에는 중국어와 헬스 두 과목을
신청했다.
수영을 좋아하지만 여기 헬스가 싸니까 헬스를 하기로 하고
수영은 정 하고 싶으면 자유수영으로 1주일에 한번 정도나
갈려고 한다.
어제 헬스 접수 하면서 있었던 일이다.
동네에서 늘 보는 나보다 약간 젊은, 60대쯤 되는 아주머니가
날 보고 하는 말이 “헬스 기기도 다루지 못하면서 그냥 동네서
걷지 왜 돈들여서 여길 등록을 하세요?” 하는것이었다.
아니, 자기보다 나이가 많으면 무조건 못할거라고 생각하는
그 오만함이 어디서 나오는건지, 기가 차서 가만히 있다가
“나는 평생 헬스클럽을 다니는 사람이거든요” 하고 쏘아 줘 버렸다.
사람들은 참 이상하다. 왜 나이 든 사람만 보면 무조건 못할거도
학교도 안 다녔고 글도 모른다고 생각들을 하는지….
언제가 우체국에서도 내가 우편환으로 돈을 부치면서 신청용지에
휴대폰 번호를 쓰니까 직원이 하는 말이 “어차피 문자도 못 읽을
거면서 휴대폰 번호 안 써도 되는데” 했다.
그리고 수영장 서틀버스 안에서 내가 사랑하는 후배가 한며칠
안 보이길래 ” 누구가 안 나오네, 나 고등학교 후배인데…” 했드니
“어머나 그 나이에 고등학교를 나오셨나요?” 했다.
아마 이 사람들이 내가 대학을 졸업했고, 블로그도 하고
카톡으로 메세지도 주고 받고, 휴대폰의 기능들을 다 이용할줄
아는걸 보면 뒤로 자빠져 버릴거다.
중국어 등록 하는날도 그랬다.
노래교실 등록하러 온 이웃이 ” 그 나이에 머리에 공부가 들어가요?
즐겁게 노래나 부르지 안 되는 공부는 왜 해요?” 하길래
빤히 쳐다 보면서 “당신 머리하고 내 머리하고 같아요?” 했다.
정말 나이 든다는건 서럽다.
아무래도 내 겉모양이 상당히 무식하고 모자라 보이나 보다
하고 내탓을 하다가도 화가 난다.
세월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흘러가게 마련인데 몇살 더 젊었다고
뒷방신세처럼 대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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