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579 미터의 차령산맥 줄기에 위치한 성거산 성지는 야생화
트레킹을 할 수 있는곳으로도 유명하다. 봄에는 이곳에서 야생화
전시회도 열리고 있으며 들꽃구경을 위해 신자아닌 사람들도
많이 찾는 곳이다.
집에서 2 시간 조금 넘게 걸려서 도착해서 11시 미사 참례하고
점심먹고 나니 시간이 오후 2시 가까이 되어서 우리는 돌아갈 시간
때문에 십자가의 길 기도는 생략하고 103위 성인성녀들을 추모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순교자의길 기도에 나섰다.
순교자의길은 2,1 킬로미터로 알려져 있지만 산길이라 오르락
내리락 하다보면 평지와는 달리 시간이 많이 걸린다.
순교자의길을 도는 동안 우리는 많은 꽃들을 만났다.
우산나물이라고 쓰여 있었다. 꽃이름을 잘 모르는 나로서는
팻말에 적힌 이름을 보고 잠시나나 외워보는 수밖에...
이꽃은 이름을 깜빡하고 외우지 않아서...
이건 나도 잘 아는 고사리다. 어릴때 나물캐러 다녔으니까 안다.
황금달맞이 꽃이라고 쓰여 있었다.
산 꼬리풀이다. 기도하며 걸으며 사진찍으며...
무늬둥굴레
교우촌이었던 자리에는 개망초가 지천으로 피어 있다.
멀리서 보니 메밀꽃같기도 했다. 워낙 하얗게 많이 피어 있어서
메밀꽃인줄로만 알고 가까히 갔드니...
교우촌이었던 곳이 이렇게 개망초가 활짝 핀 꽃동산이 되어 버렸다.
병인박해시 이곳 주위에 산재된 교우촌에서 23명의 순교자가 나왔다고 한다.
병인년 소학골에서 체포되어 공주 감영에서 순교한 배문호 베드로와
최천여 베드로, 최종여 라자로, 고요셉과 최씨며느리등 5명의 시신이
제1 줄무덤에 묻혀 있다.
이외에도 이곳 성지 줄무덤에 이장한 분들과 순교자 후손들의 증언에 의하면
병인박해 때 순교한 수많은 무명 순교자들이 이곳에 묻혀 계신다고 한다.
또 이름을 모르겠다.
순교자길을 돌며 기도하다 보니 신부님께서 허름한 농부차림으로
풀을 베고 계시는 모습이 보였다.
이 깊은 산골에 닦아놓은 순교자의 길이 풀로 덮혀 버릴까봐 틈틈히
일을 하시는 모양이다.
산에는 저절로 난 야생화들이겠지만 이 순교자의길에 피어 있는 야생화들은
가꾸고 있는것 같은데 얼마나 힘이 드실까?
그럼에도 기도하는 우리가 대견한지 연신 웃으며 쳐다보시는 신부님...
가을에는 단풍이 아주 곱다고 하는데 그때 다시 찾아오고 싶다
'카톨릭성지,사찰,교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걷기운동으로 찾아 본 청계사 (0) | 2016.03.10 |
---|---|
공주 중동성당 (0) | 2015.11.11 |
성거산 성지 (1) 두 곳의 줄무덤 (0) | 2015.10.26 |
다산 정약용 형제들이 신앙을 받아들인 마재성지 (0) | 2015.10.26 |
하우현 성당에 찾아 온 봄 (0) | 2015.10.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