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 북면 남안리에 있는 천주교 성거산 성지는 한국의 성지중에서는
보기드물게 해발 579 미터의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차령산맥의
줄기로 봄 가을에는 들꽃이 아름답고 가을에는 단풍이 장관을 이루어
찾아 오는 순례자들을 즐겁게 해 준다.
성거산(聖居) 은 고려태조 왕건이 삼국통일을 이룩하기 위해 분주할 때
천안 직산면에 잠시 머무는 동안 동쪽산을 바라보니 오색구름이 영롱하여
신령이 사는 산이라 하여 거룩할 聖, 거할 居 자를 써서 성거산이란
명칭을 지었다고 하며 친히 이곳에 와서 제사를 지냈다는 유래가 있기도
하다. 조선의 세종대왕도 이곳에 와서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도 있다고
한다.
성거산성지는 박해시 형성된 유서깊은 교우촌 유적지와 두 곳의
순교자 묘지로 이루어져 있다.
산 위 도로변에 자동차를 세워놓고 내려 다 본 천안시내다. 휴대폰으로
찍었드니 수채화를 그린것 같은 사진이 되어버렸다.
이곳이 제1줄무덤이다. 무덤이 38기가 있다. 낮으막한 봉분들이
무덤이다.
병인박해의 목천순교사를 보면 이곳 주위에 산재된 교우촌에서
23명의 순교자를 배출하였으며 후손들의 증언에 의하면 병인박해 때
순교한 수많은 무명 순교자들도 이곳에 묻혀 계신다고 한다.
제1 줄무덤 참배를 한후 미사시간이 되어 미사장소로 내려왔다.
겨우 비를 가릴수 있을뿐이다.
뒷 모습 역시 엉성하기만 하다.
교통이 나쁘고 높은 곳이라 몸이 불편한 사람들은 오기가 힘들어서인지
우리일행 네명을 합해도 미사보는 사람이 열명도 채 안된다.
우리중에서 나가서 독서도 하고 미사진행을 했다.
경치가 이렇게 아름다운 성거산이다.
미사를 끝내고 우리는 신부님을 모시고 가져간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었다. 이곳 신부님은 그림을 그리시는데 점심먹고
우리가 순례자의길을 돌며 기도할 때 낫을 들고 풀을 베고 계셨다.
일손이 없으니 신부님께서 이일 저일 다하시는것 같았다.
과일까지... 이만하면 진수성찬이지.. 신부님께서 커피를 주셨으니
먹을건 다 찾아 먹었다.
여기는 무덤 36기가 있는 제2 줄무덤이다.
제1, 제2 줄무덤에 모두 74기의 무덤이 있다.
봄이 지나서 꽃은 많이 져버렸지만 그래도 여기저기 남아있는
꽃들이 많다.
이곳은 산길을 다 내려온 평지에 있는 성지성당이다.
아까 우리가 미사를 드린곳은 높은 산에 있기 때문에 겨울에 눈이
내리면 길이 막히기 때문에 10월 말 부터는 이곳에서 미사를 드린다.
지금은 잠겨 있는데 신부님께서 우리를 보시고 뛰어 오셔서
문도 열어주시고 저렇게 커텐도 올려주신다.
성지에 계시는 신부님들은 아주 소탈하시고 부지런하신것 같다.
나는 신부님이 고마워서 이곳에서 남편의 연미사를 부탁했다.
성당이 아담하고 현대식으로 깔끔하게 지어졌다.
사제관이다. 신부님께서 사제관으로 들어와서 차나 한잔 하고
가라고 권해서 들어갔다.
냉장고속의 시원한 보리차를 꺼내서 한잔씩 마시고 이런 저런 얘기를
한참 나눴다.
하느님과 진리를 위해 생명을 바쳐 증거한 순교자들은 그동안 오랫도록
오고가는 사람없이 들꽃들과 벌, 나비, 짐승들만이 함께 했던 침묵의 역사속에
숨겨져 있었다. 그들은 한국교회의 역사속에 숨겨진 꽃들이다. 라고 쓰인
성지안내문을 읽으며 무늬만 신자인 자신을 많이 반성 해 보았다.
좀 더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자는 다짐을 성지를 방문할 때 마다 하지만
현실로 돌아오면 나는 늘 발바닥신자의 모습을 보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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