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은 우리 근대역사의 유물과 유적을 많이 간직한 곳이다.
그러나 근대역사의 보고란것이 결국은 일제의 침략과 수탈의 흔적들이다.
그럼에도 군산을 슬퍼거나 우울해 하지 않고 즐겁게 구경을 할 수 있었던것은
그 아픔의 흔적위에 예술을 꽃피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호남평야에서 생산되는 쌀을 더 많이 더 빨리 일본으로 가져가기 위하여 만든
부두의 뜬다리며 그 쌀을 운반해서 쌓아놓았던 창고가 있는 장미동(藏米)
일대는 작은 갤러리와 예술가들의 창작실, 공연장등으로 바뀌어 있어서
어둠침침하지 않고 밝은 기운을 느끼게 해 주었다.
군산을 이틀동안 돌아다니며 느낀건 외래어간판이 보이지 않는것과 어디서든
무료로 주차할 수 있는것과 또 근대역사박물관의 입장료 2,000원을 제외하고는
모든곳을 무료로 구경할 수 있다는것이다.
군산거리에서 본 평범한 가정집 대문이다. 약간 낡고 허술하지만
사람사는 냄새가 나서...
여기처럼 군산시내 업소의 간판들은 외래어가 거의 없다.
가로등 꼭대기의 나침반 같은건 무엇인지 궁금해서....
겨우 한곳 발견한 외래어 간판의 부라운하우스
군산을 상징하는 조각품이다. 저 쌀가마니들을 일본으로 실어나르기
위하여 이 장미동에 저장창고가 있었다.
군산의 장미동은 장미꽃을 의미하는게 아니고 쌀을 저장한다는 의미의
藏米동이다.
지금은 근대미술관으로 바뀐 일본 나가사키18은행 군산지점
조선은행 군산지점과 함께 일본의 침탈적 자본주의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존재다. 일본은 전쟁준비를 위해 조선을 수탈기지화 하였으며 자본, 자원,
인적자원등 빼았을 수 있는 모든것을 수탈하였다.
이 곳은 이러한 일제의 만행과 그로 인한 우리민족의 상처를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한 공간이라고 안내판에 쓰여있었다.
그러나 이 18은행은 지금 근대미술관으로 바뀌어 봄 전시를 하고 있는 중이다.
봄은 찾아온다. 나상욱의 작품으로 수탈의 상징인 뜬다리에서
일하던 빈민층의 모습을 모티브한것이다.
이곳 역시 쌀창고였던 곳을 갤러리로 변신시킨 곳이다.
안으로 들어가 보았드니 작품도 전시되어 있고 아이들이 그림도 그려보고
소품도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공간도 있었다.
갤러리 안 모습이다.
옛 군산세관이다.
옛 세관과 현재의 세관이 나란히 있다. 뒤쪽 신식건물이 현재의 군산세관
군산은 몇번 스쳐 지나가기는 했지만 내려서 구경한 적이 없다.
특별한 관광지도 아니고 알려진곳이라야 이성당빵집 정도로만 알고 있었기에
늘 그냥 지나쳤는데 문득 한번 가보고 싶어서 며칠전에 다녀왔다.
군산은 의외로 볼거리가 많은 곳이었다.
그 볼거리들이 침략과 수탈의 아픈역사에 기인한것이라 해도 그 아픔을
예술로 승화시키고 있는 군산, 조선은행은 근대건축물전시관, 18은행은
근대미술관, 쌀창고는 공연장, 일본의 무역상이었던 미즈상사는 카페로...
이틀동안 군산을 돌아다니며 나는 군산의 음식과 이 모든것에 푹 빠져버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