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의 경포바다에 잠깐 들렸다.
8월말이었는데 바닷가는 어느새 거니는 사람만 드문드문 보일뿐 물놀이하는
사람은 보이질 않는다.
부산에 살적에 보면 8,15 공휴일이 지나면 해수욕장들이 거의 한산해 지던데
요즘은 날씨가 동남아에 가깝게 변해버렸는데도 마찬가지다.
계절이 가져오는 모든것들이 신기하고 신비하다.
아무리 늦은 피서라고 하지만 그래도 바닷물에 발은 한번 담궈봐야
할텐데 그냥 숲그늘에서 조금 쉬다가 우리는 그 바다를 떠났다.
보트들이 천막으로 덮혀있는걸 보면 이제 해수욕장은 폐장에 가까웠나 보다.
물에 들어가는 사람은 보이질 않고 모두가 숲그늘에서 쉬고 있는 사람들뿐...
강릉에서 정선 아우라지로 가는길, 이 골지천을 따라서 주욱 이어졌다.
사전준비가 있었으면 걸어갔으면 참 좋을뻔 했다.
사실은 이 길로 들어서기전 까지는 이런 아름다운 길이 있는지를 몰랐던것이다.
이 정자가 구미정이다.
아홉가지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는 구미정계곡에 세워진 정자다.
조선 숙종때 공조참의를 지낸 이자선생이 공직에서 물러난뒤 세웠다는
구미정, 그는 정자를 세우면서 주변경치 아홉가지를 뽑아 구미라고
이름 지었다.
어떻게 중간에 정자가 없어져 버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최근에 정선문화원에서
건립했다는 표지석이 서 있었다.
가는길의 왼편으로는 절벽과 바위와 아름다운 골지천이 흘러가고
오른쪽으로는 수수밭과 배추밭이 계속 이어졌다.
구미정의 아름다움 9가지가 적혀있었지만 다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달리다가 한 두어번 자동차를 멈추고 쳐다보고... 그리고는 또 달리고..
골지천의 반대쪽으로 끝없이 펼쳐지는 수수밭과 배추밭이다.
골지천의 아름다움에 빠졌다가 문득 큰 물고기가 보이길래 그 앞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여기는 아우라지역 부근, 저 물고기는 카페라고 한다.
저 물고기 속으로 들어가 커피 한잔 하고 싶었지만 아우라지 강변을
걸어보는게 더 좋을것 같아서 포기를 했다. 마침 해 질 무렵이었으므로
얼른 아우라지 풍경 구경하고는 숙소인 하이원리조트로 가야하기 때문에.
이렇게 오래 살았는데도 내나라에 대해서 모르는게 너무 많다.
강릉에서 아우라지로 가는 첩첩산중에 이런 아름다운 길이 있다는걸
전혀 몰랐으니까 할 말이 없다.
이 골지천은 아우라지에서 또 다른 물줄기인 송천을 만나서 합류하게 된다.
올 가을엔 내나라 여행을 좀 더 많이 하자고 다짐을 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