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최남단, 가고시마 지역에는 이미 벚꽃이 다 져버렸다.
달리는 자동차에서 눈씻고 봐도 어디에서도 벚꽃은 보이질않고 여름같은
날씨가 계속되고 있었다. 우리보다 절기가 한달은 더 빠른것 같은 가고시마
에서 시로야마(城山) 전망대가 있는 산밑의 옛 쓰루마루(鶴丸)성의 성벽밑으로
겨우 지고 있는 벚꽃을 찾아내서 얏호를 외치며 꽃구경을 했다.
유일하게 벚꽃이 남아 있는 이 쓰루마루 옛 성은 1606년에 축성되어 사쓰마의
번주 시마즈 가문이 살던 곳으로 1873년 화재로 소실되어 성벽과 해자만 남아
가고시마현의 사적으로 지정되었다.
사쓰마의 번주 시마다 가문이 살았던 이 쓰루마루성터에는 리메칸(黎明館)이
있다.
이 리메칸은 원시에서 고대, 현대에 이르기 까지 가고시마의 역사와 민속,
공예, 미술등을 소개하는 종합박물관인데 우리는 문 닫은 후에 도착했기
때문에 안으로 들어 가 보지는 못했다.
이 곳도 이미 떨어진 꽃들이 많아서 군데 군데 이렇게 떨어진 꽃잎들을
쓸어 모아놓고 있었다.
성벽은 비교적 온전히 남아서 그 둘레를 따라 벚꽃이 심어져 있다.
이곳 벚나무들은 오래되어서 나무앞에 보면 어느시대 어느 황태자가
심었다거나, 다녀갔다는 비석들이 많이 보인다.
덴쇼인 동상
시마즈 가문에서 태어나 후일 에도막부의 13대 쇼군인 도쿠가와
이에사다의 정실부인이 되었던 야쓰히메 공주다.
시마즈 가문에서 태어났지만 시집 간 도쿠가와 가문의 존속을
위해 힘을 다했다는 그녀, 가고시마 조각가 나카무라 신야씨의
작품.
조각상의 뒷쪽으로 돌아가니 친절하게도 한글 설명이....
이 건물이 종합박물관인 리메칸이다. 뒷쪽 모습.
좀 더 일찍 왔드라면 들어 가 보았을걸... 아쉽다.
성벽 위에서 바라 본 시로야마 산 풍경, 산은 이미 연두빛이다.
이번에 일본의 최남단인 가고시마와 미야자키현을 여행하면서 나름으로
벚꽃구경을 많이 하겠구나 하고 생각했었는데 이 곳 외에서는 어쩌다가
한 두 그루 아직도 피어있는 벚꽃을 보긴 했지만 이미 이곳은 여름
이었다.
거리에는 철쭉이 많이 피었고 간혹 반팔차림의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계절이 우리보다 한달은 앞 서 가는것 같은 가고시마, 볼거리 많은
가고시마를 즐겁게 돌아다니다 가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