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기(天城)산은 일본 100대 명산으로 꼽히는 이즈(伊豆)반도 중앙에
위치한 복합화산으로 원시림으로 뒤덮혀 있는 아름다운 산이다.
이 산아래에 있는 아마기고에(天城越)의 조렌(淨蓮)폭포와 산길등은
가와바다 야스나리(川端康成)의 소설 이즈노 오도리꼬(伊豆踊子)를 비롯,
이시가와 사유리가 1986년에 발표해서 널리 불리우고 있는 엔카 아마기고에와
많은 영화속에 잘 표현되고 있을 정도로 경치가 빼어 난 곳이다.
아마기산의 자연을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에게서 선정된 열곳의 탐색지도를
보고 조렌폭포, 오도리꼬 보도, 쇼와모리(昭和森) 회관을 구경하기로 했다.
아마기산의 풍경이다. 이곳은 아직 단풍이 덜 들었다.
조렌폭포다. 낙차25미터, 깊이15미터, 폭7 미터의 이 폭포는
이시가와 사유리의 노래속에 등장하는 폭포다.
숨길수 없는 체취가
어느덧 당신에 베어 버렸어
다른 사람에게 빼앗길바엔
당신을 죽여도 좋은가요
잠결에 흐르러져 숨은 숙소
구불구불한 조렌폭포
높이 떠올라 요동치며 떨어지네
평평한 산 너머로
당신....... 산이 불타요
무엇이 있더라도 이젠 됐어요.
활활 타오르는 불을 뚫고
당신과 넘고 싶은 아마기고에
이 노래속에는 조렌폭포와 아마기고에, 이곳에서는 생략했지만
2절의 가사속에는 폭포옆의 와사비밭도 나온다.
이 조렌폭포의 떨어지는 물속에는 음이온이 발생되고 있다고 하는데
음이온은 공기속의 비타민이라고...
옆에 보이는 푸른 작물이 고추냉이(와사비) 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와사비는 맛과 향이 일본 제일이라고 한다.
나는 와사비밭은 이곳에서 처음 본다. 와사비를 넣어서 먹는
음식은 좋아하지만 와사비가 어떻게 생산되어 가공되는지는 전혀 모른다.
자세히 보니 와사비밭에는 물이 흐르고 있다. 꼭 우리나라에서
미나리를 재배하는 방법같다. 오른쪽의 수도관 같은곳에서 쉴새없이
물이 흘러서 밭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렇게 되면 와사비밭인지 와사비논인지 헷갈린다. ㅎㅎ
폭포의 밑 쪽에는 유료낚시터, 한 노인이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다.
이것이 생와사비다. 잎을 먹는게 아니고 뿌리를 먹는가 보다.
가게에는 와사비로 만들어진 많은 먹거리들을 팔고 있었는데
아이스크림만 하나 샀다. 세사람이 맛이나 볼려고 하나를 사서 나무숟갈을
두개 더 달라고 했드니 안된다고 딱 자르면서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세상에나 무서버라...... 내가 일본을 수도 없이 다니면서 만난 일본상인들
중에서 제일 불친절한 사람을 만나는 순간이었다.
아니, 우리가 너무 짠순인가?
여기 낚시터에서 잡힌 물고기인듯.... 숯불에 구워서 팔고 있다.
폭포에서 올라오니 이즈노 오도리꼬 (우리말로 하면 이즈의 무희) 의
동상이 있고 그 옆으로 오도리꼬 길이 나 있었다.
이즈노 오도리꼬는 가와바다 야스나리의 대표작으로 일컬을 정도로
그의 유명한 단편이다. 여기에서 그 내용을 다 소개할 수는 없지만
이즈에서 시모다에 이르는 여정이 이곳의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그려져 있다. 스무살의 고등학생인 고아출신의 남자의 비뚤어진 마음이
무희 일행의 순박한 인간성으로 깨끗이 씻겨가는 아름다운 작품이다.
일본어를 공부하면서 교재로도 배운 소설이라 그 무대였던 이곳이
정답게 느껴진다.
주차장에도 폭포옆에도 와사비 가게들이 줄지어 있었다.
다음으로 우리가 들어간 곳은 쇼와 모리회관, 즉 이 천성산의
삼림박물관이다.
이곳에는 아마기산의 숲에 관한 정보와 농,임업의 역사등을 소개하고
있으며 이곳에서 재배되는 버섯, 와사비, 야생조류, 물고기등도
전시되고 있다.
영화 이즈노 오도리꼬의 역대 여자주인공들의 사진이다. 우리의 춘향전의
춘향이 정도로 인기가 많은 영화인가 보다.
이사람 미소라 히바리, 한국계의 가수로 연세 드신 분들은
그의 노래를 참 좋아하는데 이미 작고한지 오래되었다.
이분이 2대째의 이즈노 오도리꼬였나 보다. 한국계라 반갑다.
이즈노 오도리꼬의 작가 가와바다 야스나리다.
가와바다 야스나리는 1899년 오사카에서 출생, 불우한 유년기를 극복하고
소설가의 꿈을 이뤄 우리가 잘아는 유키구니(雪國)로 노벨상까지
탔지만 1972년 가스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이 사진은 아마기고에를 부른 가수 이시가와 사유리다.
삼림박물관의 지붕이 특이하다.
입장료가 500엔이었는데 뒷마당으로 나오니 차를 마시고 가라고
한다. 저렇게 예쁜 기모노를 입은 아가씨가 차를 날라다 준다.
짠것도 아닌데 우리 옷도 저 아가씨와 색갈이 똑 같네... ㅎㅎㅎ
여기는 회관 뒷마당 숲속에 있는 이노우에 작가의 집으로 가는길이다.
이노우에 작가의 집이라는데 나는 이사람의 작품을 읽어 본 기억이
없어서 소개는 못하겠고 어딘가에 있던 집을 이리로 옮겨 온 것이라고
안내판에 쓰여 있었다.
이곳에서는 이즈의무희랑 소설속의 남자주인공 고등학생의 의상도
갖추어놓고 원하면 사진도 찍어준다고 하는데 그건 하지 않았다.
날씨가 나쁘지는 않지만 아주 맑지는 않다. 이곳을 나와
대충 점심을 먹고 오무로 산으로 향하기로 하는데 그곳에서는
후지산이 보일런지 모르겠다. 기대를 하면서 고고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