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여행의 마지막 날, 마지막 밤이다.
오늘도 여전히 비는 내린다. 그러나 타이페이 시의 밤의 명소인 용산사와
화시지에 야시장을 구경하기 위해 일찌감치 저녁을 먹고, 가이드로 부터
용산사에서는 부처님 얼굴을 사진찍지 말것과 야시장에서는 뱀 사진을 찍지
말라는 주의사항을 듣고 비 내리는 밤거리를 나섰다.
찍지 말라는것을 찍었다가는 카메라를 뺏길수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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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 메뉴는 샤브샤브였다. 지수가 대만에 온 이후로 가장 입에
맞는 음식이라고 한다.
각 테이불 마다 종업원이 한사람씩 붙어서서 손님에게는 절대로 손도 못대게
하고는 혼자서 요리해서 각 자의 접시에 담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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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렇게 작은 접시에 알맞게 나누어서 담아준다.
편하고 친절하고 입에 맞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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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먹자마자 향한 용산사의 입구다. 어두운데다 비조차 내리니 내카메라로는
사진이 잘 찍어지지 않는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용산사의 지붕은 오리고 붙이는
전통적인 모양으로 만들어져 있다. 용, 봉황, 기린등의 길한 동물들로 만들어져
아름다운 색채로 단장되어 있다.
낮에 보면 더 아름다울것 같다.
이 용산사는 청나라 건륭제 3년에 지어졌으며 사찰의 주신은 복건성 진강현
안해향 용산사의 관세음보살과 함께 모시고 있으나 가이드의 말로는 신이란 신은
다 모여있는 신의 박물관 같은 절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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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는 향불 피우는 연기가 가득하고 이렇게 온갖 종류의 제물들이
테이불 마다 즐비하다. 자세히 보니 꽃에서 부터 과자, 식용유, 라면,
국수... 없는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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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꽃들 역시 신에게 바치는 제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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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일행 13명도 각자가 빌고 싶은 신 앞으로 흩어졌는데 직장동료 네명이서
함께 온 노처녀 일행은 결혼을 성사시켜 준다는 신 앞에 가서 돌아 올줄을
몰랐다. 그래서 기다리면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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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불 피우는 연기가 너무 가득하고 냄새도 진동을 해서 사실 오래
머물기도 힘들었다.
그저 마음으로 가족의 건강을 빌면서 자리를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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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사를 나와 큰 길을 건너서 화시지에(華西街) 시장으로 향했다.
가이드의 말로는 이 곳에서는 시장에 간다는 말이 곧 먹으러 간다는 의미라서
시장에는 먹을거리가 위주라고 한다. 이것은 만들어진 음식을 말하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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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좀 그치는듯 해서 우산을 접고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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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시장 입구는 중국건축 양식으로 입구표시의 건축물이 지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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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로 먹을거리 천지다. 그러나 저녁을 먹어서 배가 부르기도 하지만
별로 사먹고 싶은 생각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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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탕수수 즙을 팔고 있다. 비닐봉지에 담긴것이 즙을 짜고
남은 사탕수수의 찌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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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부채도 팔고... 가격을 물어 보지 않았다. 말을 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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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은 시장안에 있는 네일샵, 손톱 다듬고 예쁘게 만들어 주는
가게인데 별로 깨끗 해 보이지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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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서는 한글안내판이 거의 없는데 이 곳에는 한글 간판이 있어서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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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게는 뱀 가게인데 진열된 굵고 큰 뱀은 찍었다가는 난리난다고
해서 사진을 못 찍었다.
일본인 남자관광객 몇 사람앞에서 뱀 껍질을 벗기고 있는 주인 아저씨,
나무막대기처럼 길게 뻗은게 뱀이다. 이건 몰래 슬쩍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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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V 자 모양으로 된것을 주인아저씨가 들고 있는게
보이는데 저것이 껍질을 벗긴 뱀이다. 어떻게 요리를 해주는지
모르겠는데 일본인 관광객 앞에서 벗긴걸 보면 주문을 받은것
같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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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건너쪽으로 조그만 시장이 하나 더 있다고 하는데 그곳까지는 가지 않았다.
그곳은 장개석 정부가 대만으로 올때 데리고 온 군인들을 위한 사창가가
있었던 곳이었으나 최근 폐지되고 대신 시장이 들어섰다고 한다.
이번 대만여행은 지수의 중학교 졸업을 축하 해주기 위해서 간 것이다.
방콕을 갈려고 했었는데 방콕이 지난 여름 물난리로 아직도 덜 수습이 된
상태라 할 수 없이 대만으로 간 것이었는데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고 무엇보다
화교 출신의 가이드 김미선 양이 친절해서 즐거웠다.
3박4일의 일정이었지만 마지막 4일째의 날은 새벽부터 귀국비행기에 올랐으니
여행은 3일뿐이었지만 매일 밤늦게 까지 구경하느라 많은 걸 보았다.
여행가서 하루도 빠지지 않고 비가 내린것도 처음이었지만 날씨가 춥지
않아서 고생은 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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