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상으로는 오늘이 가을의 끝이다.
내일 12월 1일부터 내년 2월 말 까지가 겨울, 올 해는 늦더위가 계속 되드니
어느 날 갑자기 추워져서 단풍도 제대로 들지 못 한채 나뭇잎들이 떨어져 버리고
가을 풍경이 그냥 스산하기만 했다.
그래도 추운 겨울이 오는 건 반갑지 않다.
여름에는 더운 여름이 제일 싫은 것 같았는데 겨울이 오니 또 추운 겨울이
제일 싫은 참 변덕도 많은 내 심사, 나도 모르겠네.
걷기 불편 해 지면서 깨어져 버린 나의 일상, 문화센터에서 외국어 공부도 하고 헬스와
수영으로 체력을 다지던 그런 일상은 다 무너져 버렸다.
주 3회 재활병원에서 치료를 겸한 운동이 외출의 거의 전부다.
운전면허증도 반납 해 버렸고 대중교통을 혼자서는 무서워서 못 타니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다.
스산한 나의 산책로에 깔린 저 낙엽들도 며칠 내로 다 치워져 버릴 테고 이제 이 길에도
눈이 쌓이거나 얼음이 얼면 나는 정말 꼼짝없이 갇히게 될 거다.
가는 세월, 가는 가을, 붙잡을 수는 없을까?
정부에서 두 살 어리게 만들어 주었지만 늙어버린 몸을 2년 젊게 만들어 주지는 않았으니까
큰 의미도 없는 것 같다.
그래도 떠나가는 가을에게 잘 가라는 인사는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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