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도 곱고 햇살이 좋다.
우두커니 창밖을 내다보다
갑자기 떠오른 생각, 그래
오늘은 동네를 떠나 다른 곳
에서 걷자, 그리고 외식도
하자. 매일 같은 길을 걷는
것도 지루하고 매일 집밥
먹는 것도 지루하니까.

먼저 아점으로 굴돌솥밥을
먹고 커피는 안 마시고.

밥 먹으며 아들과 의논 끝에
반월호수로 고 고.




아직 겨울일까, 봄일까?
반월호수에 사람이
북적인다. 가족끼리 둘레
길 걸으러 나온 모습이
많이 보인다.

나도 저 둘레길을 한 바퀴
돌고 싶지만 아직은 무리
일 것 같아 참는다.
4 킬로 조금 안 되는 길인데
40분 정도 걸렸던 옛날의
나는 잊어버리자.



둘레길의 반 정도 2킬로쯤
걷자. 동네길이 아니니까
지팡이도 짚고 걷자 하고
시작했다.

조금 걷다가 지팡이는 아들
에게 주고 그냥도 걸어보고
계단이 보이면 계단 오르
내리기도 해 본다.
그리고는 :아들아 나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으니 병원에
안 가는 날은 동네밖으로
좀 데려다 다오: 말까지
해놓고 살짝 미안. ㅎㅎ
호숫가에서 물 구경, 사람
구경하고 돌아오니 이렇게
좋네. 산다는 게 뭐 별 건가
하고 중얼중얼 거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