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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 살고 있는 딸에게서
망고가 왔다. 한 달에 한 번
꼴로 보내주는 망고, 그 먼 곳에서 흠집 하나 없이 싱싱하게 도착하는 망고를
받을 때마다 참 좋은 세상에
살고 있음을 느낀다.
내게는 아들 한 명에 딸 두 명이 있다. 태국에 살고 있는 딸은 둘째 딸이다.
이번 크리스마스에 식구 모두가 한국에 온다.
사위와 딸, 손자가 세명이다.
두 명은 대학을 졸업하고
한 명은 LA에 한 명은 뉴욕에서 일하고 있다.
그리고 막내는 태국에서 고3인데 며칠 전 뉴욕대
컴퓨터공학과에 합격했다.
이 딸네 다섯 식구가 오니까
우리 집이 비좁아서 부근의
호텔을 예약해 두었다.
딱 일주일 있으면 도착한다.
여기 있는 큰 딸네 세 식구,
그리고 아들과 나, 모두
합쳐 열명인데 삼 년 만에
함께 모이는 거다.
비행기 값이 올라 뉴욕서
오는 손자는 400만 원 가까이
들었다고 한다.
그렇게 비싼 돈을 들여서 할머니를 보러 온다니 너무
감격이다.
여기 있는 큰 딸 내외는 지금
코로나를 앓고 있다. 내일이면 격리 해제가 되는 날이다.
이 딸에게는 손녀 한 명이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회계사로 일하고 있다.
손자 세 명, 손녀 한 명중
이제 대학 합격한 한 명을
빼고는 모두 사회인이니
내가 그만큼 늙었다는 것.
이렇게 미국으로, 태국으로
흩어져 살다 보니 한번 만나기가 쉽지가 않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데 잘해 주어야지
하는 건 마음뿐이고 내 몸
건사도 힘드니 속상한다.
얼른 24일이 되면 좋겠다.
삼 년 만이니 얼마나 더 어른스러워졌을지 빨리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