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에 오래 산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공기가 점점 좋아진다고 한다.
처음 북경에 왔을때는 앞이 안보이는것 같이 어두컴컴했고 기침이 막 쏟아
져서 어떻게 살까하고 걱정이 태산 같았는데 올림픽 이후 공기가 점점 좋아
지고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들 한다.
이번 10,1 부터 10,11 까지 열흘간 머물면서 내가 본 북경의 하늘은 꼭
우리의 가을하늘 같이 맑은 날이 많았으며 밤에는 별까지 총총 빛나서
아주 기분이 좋았다. 남의나라 일이지만 공기가 맑아진다는건 좋은일이다.
아침 산책길에 만난 낮달이다. 별은 밤에 몇번 사진을 찍을려고
해봤지만 내 디카로는 찍어지질 않았다.
이 사진은 북경의 하늘이 아주 흐린날, 햇님을 찍은것이다.
공기가 안 좋고 어두운 날은 하늘에 햇님만 빨갛게 동그랗게 보인다.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 찍었드니 차창에 붙은 먼지까지 보인다.
그런데 이런날은 한이틀 정도밖에 아니었다.
공기가 나쁜 날은 달도 이렇게 컴컴한 하늘에 떠 있다.
딸은 미국 대사관의 일기예보, 아니 공해지수를 실시간으로 받아보고
있다. good 으로 표시되는 날이 많아서 창문도 열어놓고 산보도
하고 빨래도 밖에다 널고 하면서 기분 좋아 한다.
그 공해지수에 따라 일체 바깥활동을 안하는 날도 있는데 이번 내가 가
있었던 열흘 동안에 그런 날은 하루도 없었고 다만 외출을 자제하라는
정도는 시간에 따라 더러 있긴 했다.
이렇게 맑고 높고 푸른 하늘밑에서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 참
한가롭고 여유있어 보여서 좋다.
날씨가 좋으니 사진이 그림엽서 같다.
이 사진은 내가 찍어놓고도 감탄을 연발했다.
3년전 처음으로 북경에 왔을때, 그때는 여행사의 패키지 상품으로 왔었는데
어쩌면 3박4일 내내 날씨가 어두컴컴할 정도였었는데....
그때는 만리장성을 올라가는 케이불카 안에서 아무것도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내 기억속의 북경은 공해의도시로 낙인 찍혀 있는데 지금은 이렇게
좋다.
이 맑고 고운 하늘이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해도 이런날을 1주일
이상 볼 수 있다는것은 분명 좋은 일이다.
숲속에서 풀을 뜯는 양떼들도 많이 깨끗해진것 같다.
공해지수가 높아서 외출자제 하라는 날에도 나는 바깥엘 나갔다.
중국사람들도 다 나다니는데 뭐 죽기야 할려고....
그런데 열흘 동안에 딱 이틀만 이렇게 컴컴한 날이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이번까지 북경만 네번째다.
그런데 이번처럼 좋은날씨를 만나본 적이 없다.
늘 하늘이 이렇게 햇님만이 붉게 빛나고 천지가 컴컴했었는데...
북경에서는 바람부는 날이나 비가 내린 뒷날에는 날씨가 더 좋다.
오염된 공기를 바람이 날려버리거나 비가 씻겨내려 버리기 때문인것 같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은 날도 이렇게 맑았으니 아무래도 북경 당국이
환경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쓴 결과가 아닐까 싶다.
밤이면 별이 총총 빛나는 북경의 하늘을 보고 감탄을 했는데
돌아와서 우리동네 하늘을 보니 별이 잘 보이질 않는다.
괜히 속 상한다.
우리 동네 하늘에도 별이 빛났으면 좋으련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