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의 겨울도 혹독하리만치 추웠다. 그러나 서울보다 다니기 쉬웠던것은 머물렀던
보름간 비도 눈도 내리지 않아 길이 미끄럽지 않았던거다.
하늘은 언제나 맑았고 바람만 쌩쌩 불었다.
딸의 얘기로는 올 겨울더러 눈이 한번도 내리지 않았다고 한다. 물론 비도 내리지
않았고....
북경에서는 오랜동안 비가 내리지 않으면 먼지때문에 한번씩 인공강우를 한다는데
그것도 쉬운일만은 아닌지, 어느날은 쿵쿵하는 소리는 들렸는데 비가 안온다고도
했다.
인공강우를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내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말이었다.
작년 4월에 여행사를 통해서 북경을 왔을때는 황사가 심해서 한치앞을 보기도 어려웠
는데 지금은 날씨가 맑아서 어느날은 한국의 가을하늘이 연상될 정도로 맑고 높기도
했다.
그러나 북경도 꽁꽁 얼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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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귀족집 구경을 갔다가 그곳 정원의 못이 이렇게 꽁꽁 얼어있는걸 봤다.
오리들이 추워서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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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위 보다는 조금이라도 녹아있는 물이 그래도 따뜻한가 보다.
물 위로 오리들이 모여있는걸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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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 떼 들도 웅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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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해공원이라고 했던것 같다.
그곳을 지나가다 보니 얼어붙은 호수위에서 얼음지치기를 하고 있는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아주 즐겁게 들려온다. 나도 한번 타보고 싶었지만 어디서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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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소양호에서 얼음낚시를 하고 있는 모습같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의자도
썰매였다. 의자에 앉아서 밀고 다니고 정말 재미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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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이라 이렇게 사람이 많은데도 부근 음식점들은 모두 영업을 하지 않아서
점심먹느라 애를 먹었다.
어떻게 어떻게 손짓발짓으로 물어보니 요즘 관광객들이 오지 않아서 영업을 쉰다고
하는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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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는 고프고, 할수없이 술집같은 곳엘 들어가서 안주 비슷한것을 시켰는데
그런대로 요기는 되었다.
궁하면 통한다드니 술집에서 안주로 점심을 떼우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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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가의 저 건물들이 다 음식점들인데 거의가 개점휴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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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북경올림픽 경기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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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을 보여주었드니 나이 많다고 입장료가 무료라고 해서 기분좋게 들어가
보았다. 어떤곳은 자국민에게만 혜택이 있다고 했는데 이곳은 외국인에게도
경로우대가 통하는 곳. 암튼 공짜란 역시 기분 좋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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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스타디움은 아이스링크로 변해 있었다.
겨울동안 이렇게 운영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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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동화속의 장면같이 만들어 놓아서 아이들이 많이 와서 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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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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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사이의 동네 개울도 다 이렇게 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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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의 길거리에서 만난 군고구마 장수 아저씨.
우리의 옛 모습같아서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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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같은걸 꼬치에 끼어서 파는 아저씨도 보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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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의 겨울 거리에는 빨간색이 많이 보인다. 발목까지 치렁치렁한 솜파카 같은걸
입은 모습들이 많이 보이는데 저 두아가씨는 털신을 똑같이 빨간것으로 신고가고
있는게 너무 예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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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교외를 다니다 보면 이런 모습의 나무들이 많이 보인다.
밑둥에다 흰칠을 한 이유는 벌레로 부터 나무를 보호하기 위한것이라고.
나그네의 눈에는 내나라와 다른것은 그저 다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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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절(음력실) 장식을 해놓은 공원에서 한 여인은 춤을 추고, 한 여인은 그모습을
카메라에 열심히 담고 있었다.
한참을 지켜보니 서로 역할을 바꿔가면서 춤추고 사진찍고 놀고 있었다.
사람 많은 공원인데도 이들에게는 이런것이 부끄러운 일은 아닌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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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찍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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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는 마이크를 들고 신나게 노래 부르며 놀고 있었다.
노래도 녹음해 가져 가는지 모르지만 순서대로 부르고 지켜보고 하는
모습이 여간 즐거워 보이는게 아니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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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얼어버린 북경의 길가에는 모자와 장갑을 파는 노점들이 많이 보인다.
천안문 근처에서 본 가게인데 꼭 우리나라 남대문시장의 모습같다.
북경에서의 보름, 춥긴 했지만 지수를 데리고 갔기 때문에 이곳 저곳 많이
다녔다. 이곳에서 사서 신고 간 3만원짜리 어그부스 덕에 발도 안 시려웠고
무엇보다 눈이 내리지 않아서 미끄럽지 않아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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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자세히 보면 건널목 신호가 빨간불이다. 이렇게 빨간불에도 사람들은
예사로 길을 건너고, 파란불에서 차들도 예사로 달리고....
길을 건널때 마다 목숨을 내놓아야할 각오를 한것 빼면 다른것은 다 편했다.
택시를 타면 가고 싶은 방향만 한문으로 적어주면 되었고 요금은 영수증까지
발행 해 주었으니 바가지를 쓸 염려도 없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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