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나고 행복한 나날이었다.
아시안 게임, 저녁마다 응원하는 재미로 살았는데 어제 폐막식을 했다.
그리고 태국에서 온 딸은 오늘 떠난다.
나는 또 무슨 재미로 살아가야 하나?
딸은 결혼 후 처음으로 혼자 한국엘 왔는데 아버지 산소 개장하는 일과 추석 차례 지내는
일로 집안일을 많이 했다.
이번 추석만큼은 차례를 좀 더 잘 차려 보자고 잔뜩 장을 봐 놓고 큰 딸이 코로나에
걸리는 바람에 태국서 온 작은 딸이 아들과 함께 음식장만 하고 차례 지내고 하느라
혼을 쏙 뺐다.
원래 이 딸은 음식도 집안 일도 뭐든 척척 잘했는데 프랑스 사람과 결혼해서 외국으로만
다니며 살다 보니 한국의 차례음식 같은 건 할 줄을 모른다.
아들이 전은 다 부치고 생선 찌는 것과 탕국은 내가 만들고 나물만 이 딸이 했는데 이건
샐러드도 아니고 나물도 아니였거든.
추석 연휴 끝나고 나서 딸은 낮에는 늘 친구 만나러 외출을 했다.
미국, 크로아티아, 중국, 싱가폴, 태국에 살면서 사귄 친구들이 귀국을 한 사람들이
많아 만나서 저녁까지 먹고 들어오고는 했다.
밥 먹고 와서 하는 말은 "그리운 한국음식들이 너무 달아졌어요"였다.
심지어 피자까지 달다고 투덜투덜, 하기사 한국의 음식점 음식들이 근래 많이
달게 만드는 건 사실이다.
밤에는 한 마음 한 뜻으로 아시안 게임 응원하기.
탄성을 질러대기도 하고 아쉬워 하기도 하면서 아들과 딸은 캔 맥주 하나씩을 마시고
나는 보리차를 마시며 하하하하 호호호호....
특히 탁구의 신유빈 선수를 많이 응원했다.
폐막실 전날, 그저께는 야구, 양궁, 축구, 배드민턴, 다 이기는 바람에 너무너무 행복하고 즐거웠다.
모든 경기가 끝나고 폐막식을 하고 나니 너무 허전한데 딸도 오늘 떠난다.
아직은 가을구경을 떠날만큼의 몸이 못 되는 나는 또 어디에다 낙을 붙이나?
우리 선수들 수고 많았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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