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척거리는길1 우리동네 첫 눈 첫눈은 누구에게나 기다려진다. 안동역앞에서 만나자고 약속한 사람도 없으면서 겨울만 되면 첫 눈이 내리기를 목 빼고 기다리는 나, 몇번 내리고 나서 길이 얼면 미끄럽다고 꼼짝도 못하면서도 첫눈을 기다리고 기다린다. 어제 저물무렵 눈이 내렸다. 바깥에 눈 보러 나간다니까 아들이 감시원처럼 따라 붙는다. 엄마 넘어질까봐 보호한다는건 구실이고 잔소리깨나 할려고 하는걸 누가 모를까봐. ㅎㅎ 그새 아이들이 나와서 뛰놀고 있다. 아쉬운듯 고사리손으로 긁어모아 미니츄어같은 눈사람을 만들기도 하고 미끄럼을 타기도 한다. 사진을 찍기도 마땅치는 않다. 나무위에도 쌓인 눈이 없으니까 밋밋한데다 좀 괜찮은곳이 있나 살펴보면 잔소리 대마왕이 말린다. 아이고 내 팔자야 소리가 절로 나온다. 아들인지 시아버지인지 구별이 안 가네... 2021. 12. 1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