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분당구 히오개로 246 이 카페 랄로의 주소지만 쉽게 설명하면
한국학연구소 (옛 정신문화원)에서 안양 가는 방향의 옛 길로 조금 달리면
작은 저수지가 나오는데 그 저수지에 붙여서 지어진 건물이 오늘
우리가 가서 물멍 꽃멍하고 온 카페 랄로가 있다.
한 동안 자주 다녔는데 코로나가 지나가고 내가 잘 못 걸으면서부터
한 5년 안 갔더니 많이 달라져 있다.
비어 있던 옥상에도 건물이 지어졌고 마당에는 꽃들이 더욱 풍성해져 있다.
이웃 밥 친구 두 사람과 함께 11시쯤 집을 나와 며칠 전에 포스팅 한
청국장과 보리밥 집에서 점심을 먹고, 그 점심값을 내가 냈더니 인숙 씨가
후식은 자기가 사겠다고 해서 여기로 온 것이다.
건물이 밖에서 보기에는 우중 중 하다.
그러나 안은 깨끗하다. 1층과 지하층, 그리고 옥상이 모두 카페다.
메뉴는 파스타와 피자가 종류별로 있고 빵도 있다.
우리는 점심을 먹은 직후라 팥빙수에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시켰다.
팥빙수인데 위에 얹힌 게 제주도의 오메기떡을 닮았다.
우유를 얼린 얼음에 팥, 그리고 쑥향이 진한 떡이 얹혀 있는데 달지 않아서 좋다.
셋이서 나누어 먹으니 딱이다. 팥빙수 몇 숟갈 먹다가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입 마시니 아주 시원하고 좋다.
좌석에서 유리창을 통해서 내다본 작은 호수인지 저수지인지 정말
이 가게의 것 같이 보인다. 이 가게는 완전 땡잡은 거잖아. 여기 이 뷰를
자기네 가게 마당에 두었으니.
이 뷰를 내려다보면서 갑갑한 실내에만 있을 수는 없지 하면서 우리도
밖으로 나왔다. 길이 언덕배기라 일행들이 날 붙잡고 다녔다.
이 흙길이 호수를 다 돌아 나오게 되어 있지은 않고 중간쯤에 막아 놓았다.
갑자기 우리나라에 금계국이 많아졌다. 특별히 심은 것 같지도 않은 곳에도
자동차를 타고 달리다 보면 많이 보인다.
섬초롱도 피어 있고
클래마티스도 몇 송이 피었다.
장미가 색깔별로 다 피어 있다.
하늘이 맑으니 물도 맑다.
이쯤에서 나는 쳐지기로 하고 둘만 갈 수 있는 곳까지 다녀오라고
등 떠밀어 보냈다.
두 사람을 다 돌아보고 오라고 보내 놓고 나는 물가 어디쯤 평편한 바위에
앉아 한참 동안 물멍에 빠졌다가 오리 소리에 눈을 떠 보니 호수에
물수제비를 뜨는 남자아이가 나를 보고 빙긋이 웃는다. 할머니는 거기서
왜 졸아요 하는 듯이. ㅎㅎ
선거날이지만 사전 투표를 해 버린 우리 세 사람은 아침 11시부터 만나 아무런
부담 없이 밥 먹고 빙수 먹고 커피 마시고 꽃구경 물구경 사람구경 하면서
초여름의 한 때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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