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시내에 있는 남망산 조각공원은 세계 10개국의 유명한 조각가
15인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통영바다가 한 눈에 바라 보이는 언덕위에 넓게 자리잡아 아름다운
바다와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무한한 예술적 자극과 상상력을 주는
공간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통영은 여러번 다녀갔지만 남망산을 찾은건 반세기만이다.
스물을 갓 넘긴 그때 친한 친구의 언니가 통영에 살고 있어서
그 친구와 함께 친구언니의 안내로 남망산공원을 다녀갔던
적이 있지만 그때는 조각공원은 아니었고 그냥 조촐하고 소박한
공원이었다.
그때 통영에 와서는 이곳 남망산 공원 구경을 하고는 해저터널을
걸어서 건너, 용화사라는 절에도 가고 나전칠기 공방들도 구경하곤
했었는데 지금 통영은 그때에 비해 볼거리가 너무 많아졌다.

남망산 조각공원에 서면 통영바다가 손에 잡힐듯한 위치에 있다.
물 깨끗하고 경치 좋아 한국의 나폴리로도 불리는 통영이지만 나는
그 나폴리라는 말이 싫다.
지난해 나폴리를 가보고는 쓰레기에 묻혀 있던 그 도시가 싫어져서
이 아름다운 통영앞에 나폴리라는 수식어를 붙이기가 죄송스러워졌다.
나폴리가 아름다운 도시가 아니고 쓰레기의 도시였던 그 실망감 때문이다.

이 곳은 이제사 동백꽃이 피기 시작한다. 공기가 맑아서일까?
유난히 빛이 곱다.


통영에 와서 섬 한군데는 가보고 싶었지만 아들은 배타기가 싫다고 한다.
그래서 소매물도를 가보리라는 꿈은 접고 연육교가 놓인 거제도나
다녀서 집으로 돌아갈려고 한다.


반세기 전에 나를 이 공원에 데리고 왔던 친구언니는 지금
요양병원에 계신다. 사람을 알아보기도 하고 못 알아 보기도 하는
그런 상태라고 한다.
그 언니, 정말 예뻤었는데 세월은 언니를 요양병원에서 죽음을
기다려야 하는 입장으로 바꿔놓아 버렸다.
요즘은 중한 병이 들면 집에 있을수가 없다. 자식들도 생활이 바쁘고
병원은 자꾸만 퇴원하라고 하고.... 그 지경이 되면 요양병원으로밖에
갈데가 없다.
그래도 희망을 가져 본다. 언니, 나아서 얼른 나오시라고..



조각에 문외한이라서 그럴까? 내 눈에는 꼭 링거줄을 길게 많이
늘어놓고 숨바꼭질 하는것 같이 보인다.




유명한 작품이라지만 약간 민망한 모습이다.


공원에 심어져 있는 나무들을 보면 이곳이 아열대에 들어갔다는
말이 맞는것 같다.
통영이나 거제를 다녀보면 가로수도 이 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다.




출품작가들의 명단이다.

2박3일의 일정으로는 많은 곳을 볼 수가 없다. 해인사를 거쳐오면서
하루를 보내버렸고 거제도를 갈려면 통영구경은 여기서 끝내야 한다.
지금도 김약국의 딸들을 찾아 옛 폰디골로 불리던 골목 골목을 가보고
싶기도 하고 수산대학을 나온 후배가 처음으로 진주양식을 시작했던
욕지도도 가보고 싶고, 소매물도의 갈매기도 보고싶은데 다 접어버린다.
거제도를 향하여 고고씽 할 일만 남겨놓고 숙소로 돌아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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