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산지를 처음 가 본다.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이 다 아름답다는 주산지, 사진으로 글로
많이 대하면서 늘 벼르기만 하다가 마침 언니와 함께 옛날 살던 곳으로
추억여행을 떠나면서 일부러 길을 멀리 돌아 서 찾아 왔는데 6월의
주산지는 물이 빠져서 그 아름다움이 많이 덜하다.
해마다 이맘때는 농업용수로도 쓰고 또 왕버들의 고사를 막기 위해서
물을 빼준다는 사실도 여기 와서야 처음 알았다.
많이 아쉽다.

물이 빠졌기 때문에 나무 뿌리가 이렇게 들어 나 있다.

경북 청송에 있는 주산지는 1720년 8월 조선 경종 원년에 착공,
그 이듬해 10월에 준공하였으며 길이 200 미터, 너비 100미터,
수심 8미터의 아담한 저수지로 준공 이후 현재까지 아무리 오래
가물어도 물이 말라 밑바닥이 들어난 적이 한번도 없었다고 한다.


주산지에는 다양한 야생동물이 서식하고 있다. 천연기념물인
수달을 비롯, 하늘다람쥐, 삵, 올빼미, 원앙등이 서식한다고 하는데
언젠가 텔레비젼을 통하여 수달이 노니는것을 본적이 있다.

나는 주산지가 저수지니까 어디 마을옆이나 길가에 있는줄로 알았다.
그런데 이런 오솔길을 꽤 오래 걸어가는 산속에 있어서 찾아
가는데 땀깨나 흘렸다.
나보다 7살 위인 언니는 이쯤에서 다리 아프다고 도로 내려 가 버리고
아들과 둘이서만 올라 갔다.

산속의 길이라 이따금씩 찔레꽃도 보이고 이름 모르는 들꽃도
보이고 공기는 맑고 상쾌하다.


한 20분쯤 걸었을까?
드디어 뿌리가 들어난 나무들이 보이는 저수지 앞 까지 왔다.





수령 150 년의 왕버들 나무들, 30 여 그루가 자생하고 있다.
위의 설명과 같이 물이 빠진 이때야말로 왕버들은 숨을 쉬며 영양분을
얻는다고 한다.

이렇게 뿌리가 보이는 나무들이 다 물에 잠기고 저 모래바닥이
안보여야 하는데 하필이면 물을 빼는 시기에 찾아 왔으니.....

그저 아쉽기만 하다. 물이 찼드라면 얼마나 아름다웠을까?


물이 빠진다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는건지 찾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조용하기만 한 주산지다.



한국전쟁이 일어 났을때 우리는 영덕에서 살고 있었다. 우체국에
다니던 아버지를 따라 고향을 떠나 살았던 영덕, 나는 그때
초등학교 4학년이었지만 언니는 열여덟의 꽃다운 나이였다.
전쟁으로 고향인 경주로 돌아 온 이후 60년이 지나도록 한번도
찾아 가 보지 않은 그 영덕을 언니가 꼭 한번 가보고 싶다고 해서
마침 휴가를 맞은 아들과 함께 셋이서 떠난 추억여행 길에
일부러 길을 둘러서 주산지를 찾았는데 마침 물이 빠져 있는 때라
너무도 아쉬웠다.
다음에 올 때는 반드시 미리 알아보고 와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