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원선곡(挑源仙谷). 글자로만 봐도 신선이 거닐던 골짜기, 아니 복숭아꽃 핀
들판을 노니는 신선, 이런것들이 생각나는 곳이다.
그러나 그런 옛 전설이 있는지 없는지는 중국어를 모르는 나로서는 알길이
없다.
여행사를 따라서 가는 여행이라면 설명이라도 듣고 알텐데 그렇지 않은 자유
여행은 이런면에서 좀 답답하다.
북경 중심에서 약 90킬로 정도 떨어진 밀운(密芸) 현에 위치한 이곳 도원선곡은
2001년에 국가 AA급 풍치지구로 지정된 북경시의 명승구이며 우리나라
사람들중 산악인들은 더러 찾는 곳이기도 한데 여행사의 여행상품으로는 없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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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네집에서 한 두시간 가량 달려온것 같다. 비포장도로가 있어서
먼지를 풀풀 날리면서 왔는데 입구에 오니까 또 이렇게 말끔하게
포장이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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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료가 꽤 비싼편이다.
어른 45위안, 아이들 23위안이다. 우리돈으로 환산하면 어른이
8,000원 정도로 우리나라의 산 입장료에 비하면 많이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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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돌에 새겨진 설명처럼 한개의 호수에 여섯개의 폭포, 13개의
담(潭)이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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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처음 만난 이 산에 하나뿐인 호수 곁에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나귀, 주인인 할아버지는 누워서 눈감고 있었지만 손님이 다가가니
얼른 눈을 뜨고 쳐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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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타보고 싶긴 했는데 탈곳이 평지뿐이라 평지야 걷는게
더 낫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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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북경은 어딜가나 호두와 대추를 많이 팔고 있다.
많이 생산되기도 하겠지만 사람들이 좋아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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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를 10위안어치 샀다. 바가지같은곳에 담긴것이 내가 산 10위안
어치다. 우리돈으로 2,000원이 채 안되는데 많이도 준다.
중국대추는 우리 대추보다 훨씬 크고 또 아주 맛있다. 육질이 아삭아삭하고
달아서 많이 먹어도 질리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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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원선곡에 하나뿐인 호수에서 사람들은 뱃놀이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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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폭의 그림같은 아름다운 호수다. 이만하면 신선이 노닐었던 곳 같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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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외나무다리로도 사람들이 더러 지나가는데 꼭 줄타기 하는것처럼
휘청휘청 하면서 걸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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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로 보이는 만리장성의 성벽, 북경의 웬만한 곳에서는
이렇게 만리장성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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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를 지나서 강냉이를 구워 파는 아줌마를 만나서 한개씩 사먹었는데
값은 그만 잊어 버렸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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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더워도 계절은 가을이다. 호박도 팔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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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가나 아이들은 즐겁다. 너럭바위 위에서 미끄럼도 타고 골짜기를
흐르는 물에서는 고기도 잡고... 재미있게들 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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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폭포, 도원폭포 앞에 이르렀다.
폭포는 가늘지만 길고 높다. 폭포밑에서도 보트를 타는걸 보면
물이 깊은것 같은데 맑아서 바닥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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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포옆으로 걸린 철제 사다리 같은 길, 저 길을 올라가야만 산으로
갈 수가 있다. 산은 808 미터라고 하는데 정상은 꿈도 못 꿀거고 그래도
어느정도는 올라가야 하는데 저 사다리같은 계단을 쳐다보니 등골이 오싹
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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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아니면 살기로 다리를 후들후들 떨면서 올라 오긴 했다.
이럴때 만세라도 불러야 하는것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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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위에 있는 돌로 만든 쓰레기통이다. 재활용품과 아닌걸
나누어서 넣도록 글씨가 쓰여저 있고 아이디어가 좋아 보여서 한장
찍었다. 우리 산에도 저런 쓰레기통을 만들어 놓으면 함부로 버리지
않을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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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위에서 내려 다 본 폭포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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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사다리같은 계단을 올라 오고 있다.
위에서는 내려다 보는것 조차 아슬아슬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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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위에서 바라 본 만리장성의 성벽, 이쯤에서 우리는 하산했다.
여섯개의 폭포가 있다지만 하나만 구경했다. 그래도 시간은 주차장에서
부터 두시간 넘게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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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 오다가 토종닭 키우는것을 봤다. 그물속이지만 넓긴 하다
산 아래 마을의 음식점들 중에는 한꺼번에 400여명을 접대할 수 있는 곳도
있다고 한다.
총면적 16만평방미터의 이곳 도원선곡 지구는 아름다운 환경과 최고의
서비스를 자랑하는 곳이라 중국 여행객들이 선호하는 곳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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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땅이 넓고 높은 산이 많아서 경치 좋은곳이 아주 많다.
도심은 사람이 많고 시끄러워 더러 짜증이 날 때도 있지만 자연을
찾다 보면 푹 빠져 들게 되고 부럽기 조차 해진다.
도원선곡, 옛날 같았으면 나도 정상까지 가볼텐데 지금은 그저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를 짓고 내려와야 하는것이 못내 아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