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 묵집
오늘은 딸이 재활병원으로 날 데리러 왔다.
아들이 아침에 데려다 주고는 일본으로 떠나서 데리러 오는 것은
딸이 했다. 딸이 한 동네에 살기도 하고 전업주부라 별 바쁜 일이
없어 이럴 때는 정말 다행이다.
점심을 먹고 집으로 가기로 했다.
요양사는 약속이 있다고 바로 퇴근해서 딸과 둘이서 과천에 새로
생겼다는 묵요리 전문점으로 향했다.
딸이 시킨 도토리 묵밥, 13,000원, 옆의 그릇에 밥이 있다.
밥을 말아서 들어내니 이런 모습니다.
내가 시킨 들깨 사골수제비인데 수제비가 도토리가루다. 14,000원
수수부꾸미, 한 개에 3,500원
좀 비싼 듯 하지만 직접 만들었다고 한다. 팥 앙금이 달지 않고 겉의
반죽은 찹쌀가루라 쫀득하면서 아주 맛있었다.
대체적으로 맛은 괜찮은데 내 입에는 좀 짜다. 아주 친절해서 김치도 더 달라
말을 하지도 않았는데 떨어질만하니 가져 다 주고 손님대접에 진심이다.
내가 싱겁게 먹는 편이니 나올 때 주인이 어떠냐고 묻길래 그냥 잘 먹었습니다란
말만 했다.
음식점엘 갔을 때 주인이 맛을 물어보는 집이 더러 있다.
그런데 내 입맛이 표준이 아니니까 내 입에 좀 짜게 느껴지거나 달게 느껴져도
별 말 안 하고 잘 먹었습니다로만 인사한다.
내 입에는 짜게 느껴져도 또 다른 손님에게는 싱거울 수도 있는 게 음식맛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