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날 같이 따뜻한 대설
오늘이 대설(大雪)이라는데 눈은커녕 봄날 같이 따뜻하기만 하다.
나처럼 나이 든 할머니야 눈이 내려봤자 안동역 앞에서 만날 사람도 없고
그저 길이 얼지 않기만 바랄 뿐이겠지만 그래도 계절이 거꾸로 가는 듯 한
날씨가 반갑지만은 않다.
오랜만에 요양사와 함께 걸으러 나갔다.
한 며칠 컨디션 난조로 재활병원에서 운동하는 것 외 집에서는 쉬기만 했는데
오늘은 기운이 나는 것 같아서 모자에 마스크에 장갑에 완전 무장을 하고
나갔더니 몇 걸음 걷고는 하나씩 하나씩 벗어 버리게 되었다.
거리는 이런 풍경이다. 어쩌다 단풍이 덜 떨어진 나무가 보이기는 하지만 적막하다.
조금 걷다가 머플러부터 벗고, 장갑, 모자의 순으로 벗어서 들고 걷다가 패딩 코트의
지퍼까지 열어젖혀 버렸다.
그래도 땀이 흐르네. ㅎ
며칠 만에 보는 이웃들이 반가워한다.
자세가 더 좋아지고 더 잘 걷는 것 같다고.
좋은 말을 들으니 기분이 좋아진다.
우리 동네 산책로 2킬로를 걷고 공원에 설치된 기구에서 각 100번씩 설명서대로 몸을 놀린다.
산책로가 이렇게 삭막 해져 버렸다.
낙엽을 쓸어 담은 포대가 군데군데 놓여 있고 겨울이라 사람도 별로 없다.
500미터의 이 길을 두 번 왕복하면 1킬로로 내 걸음으로 4,000보가 조금 넘는다.
5,000보를 채우기 위하여 어린이 놀이터도 한 바퀴 돌고 집에 가는 길을 둘러서 간다.
그래서 겨우 5,000 보를 채웠다.
티스토리 측에서 스팸성 댓글에 대한 경고를 올렸길래 나도 끌올 해서 다시 한번 포스팅했지만
아무 소용도 없이 수도 없이 달리는 복사, 붙여 넣기 댓글러들에게 나도 질세라 신고하고 삭제하고
차단하고 별 짓을 다 해 본다.
얼마나 할 일이 없길래 그 짓들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친구 되어서 찾아 주기를 원한다면 한 사람에게라도
진정성 있게 댓글을 달면 답방도 하고 구독도 하겠는데 매일을 똑같은 글로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댓글을 다니 지쳐서 티스토리를 떠나야 하나 하는 고민까지 하게 된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조용히 삭제하다가도 첫 번째 댓글이 비밀글로 익명이라는 닉이 달리면 어쩔 수
없이 기분이 나빠지고 의욕이 없어진다.
제발 그러지들 말아 주시길...
오전에 5,000보를 걷고 숙제를 끝내고 나니 오후는 심심하다.
넷플릭스로 영화를 한 편 보기는 했는데 제목이 기억이 안 난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