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만남, 조가네 갑오징어

데레사^^ 2023. 11. 24. 00:06

올 해의 마지막 모임이다.
어쩌다가 보니 아프다는 핑계로 밥 한 번 못 사고 늘 얻어먹기만 했다.
이번 만남만큼은 내가
꼭 사야겠다고 통보를
하고 백운호수 부근에
있는 조가네 갑오징어
집으로 모이게 했다.
나를 포함, 여섯 명이다.

우리 집 근처  수도권에
사는 옛 동료들과의
만남이다.
내가 제일 나이 많고
서현 씨가 육십 대 초반으로 제일 어리다.

갑오징어 작은 크기로
둘,  파전 둘을 시켰다.

파전이 엄청 크다.

이렇게 나이 차이가
들쑥날쑥한데도
서로가 스스럼없이
편안하다.  재직 시는
계급의 차이가 있었지만  막내마저
올 6월 말에 퇴직을
해서  더욱 친밀해지는 것 같다.

갑오징어 다 먹고 나서
볶음밥인데  치즈를 넣어서 쫄깃쫄깃
새로운 맛이다.

숱한 고난을 함께 했던
동료, 국민의 생명과
재산보호라는 거대한
조직의 목표 속에서
우리는 험한 일들도
말없이 해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렸던 86 아시안게임과
88 올림픽을 사고 없이
치러 낸 조직 속의
일원이었음을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를 회상하며
각자  배치됐던 장소에서 겪었던 얘기들을 한다

장모가 되고 시어머니가 되고
할머니가 되었지만
이렇게 만나면 마음은
그 시절로 돌아간다.

커피까지 마시고
내년 2월에 성인 씨
사무실 근처 양재동에서 만나기로
했다.
성인 씨는 프로파일러
이면서 심리학 박사다.
양재동에 사무실을
내고 상담도 해 주고
중고등학교 초청강의도 나간다.

돌아오는 길에는
낙엽이  스산하게
깔려있는데,  나는 오늘
지팡이 없이 가서
식당의 2층 계단도
혼자서 올라갔다고
자랑, 자랑...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