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삼릉 에서
조선왕릉은
북한에 있는 제롱(태조의 정비 신의왕후의 능)과 후릉(정종과 그의 왕비 정안왕후의 능)을
빼고 남한에 있는 40기가 한꺼번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우리 역사의
자랑이다.
서울지역에 반세기 넘게 살면서 대부분의 왕릉은 다 가보았는데 어쩌다 보니
서삼릉을 못 가봤다. 그래서 멀리로는 여행도 못 가고 갑갑한데 여행 삼아
걷기 운동 삼아 서삼릉을 가 보기로 했다.
우리 집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남짓, 아들과 요양보호사와 함께 갔다.
서삼릉은 고양시 원당동에 있으며 희릉, 효릉, 예릉이 조성되어 서삼릉이라는 명칭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조선왕조의 태실과 여러 왕자와 후궁들의 묘가 함께 있는 곳이지만 지금 효릉(인종과
인성왕후 박 씨)은 비공개 지역이고 조선왕조 태실은 사전 인터넷 예약자에 한해서 공개하는
곳이라 막상 희릉과 예릉, 그리고 효창원과 소경원이 있는 공개된 지역만 돌다 보니
채 30 분이 걸리지 않았다.
들어가자마자 반겨주는 황매화, 우리 동네는 다 지고 없는데 여기는 피어있다.
백송, 팻말을 보고 알았는데 흰 소나무는 처음 본다.
군데군데 의자도 있다.
그런데 사람이 없어도 너무 없다.
우리 세 사람뿐이다.
죄송한 말씀이지만 걷기에 참 좋다. 나무는 우거지고 길은 평평하고 사람은 없고
완전 우리 세 사람 천지다.
먼저 홍살문이 보이는 곳부터 가 봤다.
철종과 철인황후 김 씨의 능이라 한다.
경건한 마음으로 옷깃을 여미고 능 가까이 갔지만 깜빡하고 가까운 거리의 사진은 못 찍었다.
예릉에서 돌아 나와 다시 이 길로 걸었다.
또 보이는 홍살문, 누구실까?
말로 설명하기보다는 이 입간판이 더 좋을 것 같다.
희릉에서 나와 언덕길을 조금 올라가니 보이는 곳 여기는 릉이 아닌 원.
서삼릉을 한 바퀴 돌면서 알게 된 사실, 릉은 왕이나 왕비의 묘, 원은 세자나 세손의 묘
그 밖의 대군이나 후궁등이 묻힌 무덤은 일반인처럼 묘로 일컬어진다는 사실이다.
신분에 따라 이름도 틀리고 규모도 틀린다.
그리고 이 곳 서삼릉에는 연산군의 생모 폐비 윤 씨의 무덤인 희묘를 비롯 조선 말기의 후궁과
왕자 공주등 49개의 묘가 자리 잡고 있으며 왕실에서 아기가 태어났을 때 그 태반과 탯줄을
묻은 54개의 태실이 있어 가히 조선왕실의 공동묘지라고도 할 수 있다.
비공개 지역인 효릉은 어쩔수 없다 치드라도 태실지역은 사전예약만 하면 출입가능한데
그걸 모르고 왔으니 다음을 기약할 수 밖에.
조선왕릉에 올 때 마다 느끼는 마음, 경주의 신라왕릉도 하루빨리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