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는 완전 겁쟁이가 되어 버렸다.
눈 좀 내렸다고, 날씨가 좀 춥다고, 두문불출이다.
친구들과 후배, 내 자식들….. 모두가 하나같이 “미끄러우니까
다니지 마세요” 다.
노년에 넘어져서 엉치뼈라도 다치면 평생 누워서 지내다가
죽는다는 공갈까지도 서슴치 않는 나를 사랑하는 친지들에게
보답(?) 하는 마음에서 집 안에 갇히다 보니 참 심심하다. ㅋㅋ
우리 아파트 단지가 요즘 이렇게 변해 버렸다.
눈이 많이 내리지는 않았지만 날씨가 워낙 춥다보니
녹지를 않는다.
아무리 운동화나 등산화를 신고 나간다고 해도 안심할 길은
절대 아니긴 하다.
그러나 아이들 말 처럼 “방콕이나 방글라데시” 만 하기에는
많이 아쉽긴 하다. 그래도 참아야지 하면서 웃는다.
내 자동차야 언제나 지하주차장에 세워놓으니 눈 치울 걱정은
안해도 된다. 그러나 자동차도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시동을
걸어줘야 하는데…..
어제는 금요일이라 중국어가 있는 날이었다.
우리동네 주민센터는 우리 아파트 정문과 붙어 있으니까 다니기는
참 편하다. 조심 조심 공부하러 가면서 보니까 눈 위에 까치가
한마리 보인다. 먹을게 없으니 힘들겠다.
중국어를 딱 1년 공부하고는 허리수술 하면서 6개월을 쉬었다.’
그리고 올 해 부터 다시 나가는데 따라잡기가 쉽질 않다.
그래도 아직까지 머리는 몸 보다 덜 녹쓴 덕분에 그냥저냥
하기는 한다.
사람들은 내게 말한다.
” 그 나이에 중국어까지 새로 시작해서 어디다 쓰느냐고?”
솔직히 쓸데는 아무데도 없다. 이제 해외도 다닐만큼 다녔으니
중국을 갈 일도 없을것 같고, 그렇다고 중국어 소설을 읽을 정도
까지는 요원할것 같고….. 그러나 나는 배운다.
치매예방용으로.
날씨가 풀리면 일본어도 다시 시작할거고 수영도 다시 시작할거다.
아무 곳에도 써 먹을 일은 없을테지만 별다른 취미도 없고
시간은 보내야하고, 그리고 또 취미가 배우는거라고나 할까….
이런 내 취향도 묻어버리기는 싫고.
사람들이 “낭만 닥터 김사부” 가 재미있다고 해서 TV 다시보기를
통해서 하루에도 몇회씩 밀린걸 다 봤으니 오늘부터는 본방사수다.
나는 드라마를 처음부터 본방으로는 잘 안 본다.
입소문이 나면 그때 부터 TV 다시보기를 통해서, 심지어는
돈까지 내가면서 밀린걸 보고, 그 다음부터 본방시청이다.
요즘 즐겨보는 프로그램은 “미운 우리새끼” “걸어서 세계속으로”
” 자기야 백년손님” 등이다. “삼시세끼” 를 즐겨봤는데 끝났으니
한 재미는 줄어 버렸다.
지금 밖을 내다보니 그야말로 유리알 같은 날씨다 돌을 던지면
쨍하고 깨질것만 같이 맑고 차고 깨끗하다.
그래도 나는 열심히, 정말 열심히 아이들 말마따나 방콕과
방글라데시만 할거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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