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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 모습

생일날에

by 데레사^^ 2016. 12. 24.


음력으로  동짓달  스무엿새,   오늘이  생일이다.

마침  크리스마스 이브라  음식점들도  복잡할거라고   큰 딸이

집에서  차리겠다고  한다.

음식 만드는 사람이  힘들지  나야  집에서  차리는게  좋고말고.

 



요즘  아침은  아주 간단히  먹으니까  점심에  차렸다.

미역국에  닭다리도  굽고  육전도  하고  잡채도  하고  여러가지 나물이며

한 상  잘  차렸다.

 



어릴적  엄마는  생일이면  꼭  팥을 넣은  찰밥을  해주셨다.

미역국에는  광어를  넣고.

결혼을 하니  시어머님도  똑  같이  해주셨다.

 

아이 셋  키우고  직장다니느라  내 생일은   까마득히  잊어 버리고

산 세월도  제법   있었는데   이제는   아이들이   다  자랐으니

내가  기억  안해도  아이들이  챙겨준다.

 



1940, 11, 26 (음)   나는  경북  영덕에서 태어났다.

부모님의 고향은  경주였지만  아버지가  그때  영덕  우체국에서

일을  한  관계로  잠깐  영덕에 살때  나를  낳으셨다고 한다.

 

생전에  엄마는  내 생일이면   늘  말씀하셨다.

그때는  왜 그리 추웠는지   문고리에  손이  착착  들어 붙어서

산후 조리도  못했는데…..

그래서인지   엄마는  늘  힘들게 사시다가    내가  초등학교

6학년 때  돌아가셨다.

이렇게  생일날은  내가  상 받을게  아니라   낳아주신  부모님께

고마움을  표해야 하는데   두 분  다   옛날에  가셨으니…..

 

 



육전이다.   첫  솜씨치고는  꽤  맛있네 ~~

 

언니가   정신이 정정 할 때는  생일때면  전화라도  걸어오곤  했는데

이제  팔십 중반에  접어든  언니는  그런것도  챙길줄   모른다.

내가  오늘  생일이라고 하면  울것만  같아서  나도  전화를  안 한다.

부쩍  눈물이 많아진  언니는  내가  허리 수술할 때도   매일  전화를

걸어와서  우는  통에  나중에는  전화를  꺼놓기도  했었다.

 



남은 세월,  바라는게  딱  하나뿐이다.

사는날 까지  건강하게,  내 손으로  내 뒷처리를  할 수  있게

해 달라는것.

자식들  애  덜 먹이고  나도  덜  고생하고   사는날 까지  살았으면

하는게   소망이다.

 



뒤돌아 보면  그래도  실패했던  인생같지는  않다.

아이 셋을  낳아,  제 몫 하도록  키워냈고,    나 또한   젊은날에는

나름의  사명감을 가지고  일했고,   그 덕으로   노후를  생활고

없이  지낼수  있고…..

 



이 케익은  손녀 지수가  사 온거다.

나이가 너무 많아  양초를  다 꼽을 수  없어서  그냥  두 개만

꽂았다.   ㅋㅋ

 

좀  있다  저녁먹고   성탄전야  미사를  갈려고  한다.

가서   감사의  기도를  드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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