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 동창 스물세명이 가을여행길에 올랐다.
어제까지만 해도 좋았던 날씨가 갑자기 변해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심술일까? 아무려면 어떠랴....
가뭄이 심한데 우리가 길 떠나면서 비를 몰고 온다면 더 좋은 일이겠지....
설악으로 떠난다고 했는데
버스가 출발하자 마자 오대산으로 행선지를 바꾼다고 회장이 말한다.
그러면서 회장말에 절대 충성하겠다는 박수를 치라고 해서 군말 한마디 못하고
손바닥이 아프게 박수를 쳐대는 우리들.
랄랄랄라 ~~ 즐겁기만 하다
한참을 웃고 떠들고
심지어는 컨닝하던 얘기까지 자랑삼아 늘어놓는 사이에 버스는 상원사 주차장으로
들어서서 우리를 내려놓는다.
비는 부슬부슬 내리는데
비가 내려서 더욱 아름다운 오대산의 단풍에 푹 빠져본다.
상원사 현판
비가 내리는 날씨인데도 관람객이 너무 많아서 상원사로 오르는 계단은 발디디가
힘들 지경이다.
상원사 앞 마당에서 바라 본 오대산의 단풍. 비가 와서 그런지 사진이 잘 안찍힌것
같다.
분주하신 스님들의 모습. 어디로 가시는 길이신지....
떨어져 딩구는 낙엽을 보며 중얼 중얼거리는 우리들.
시몬, 나무잎새 져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밟는 발자욱 소리가......
절대로 사진들을 안찍을려고 해서 이렇게 몰래 뒷모습만 담아 본다. 이것도
들키면 죽을 각오를 해야한다. ㅎㅎ
월정사 가는 길가
아름답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월정사 마당이다.
월정사는 수학여행 온 학생들이 많이 보인다.
이건 또 뭘까?
우리 버스 앞에 붙인 안내문. ㅋㅋㅋ
여고 졸업한지가 언제인데 반세기가 넘었는데 이렇게 붙이고선 오대산에서 용평의
숙소로 그리고 정동진까지 염치좋게도 다니다니......
이건 너무 하다. 경주여고 옆에다 동창회라고 써 넣으라고 하니
회장은 절대로 고칠 생각을 안한다.
이렇게 60 대의 마지막을 보내는 우리들의 가을나들이는 시작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