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젠지(修善寺)온천은 이즈반도에서 가장 유서깊은 온천이다.
마을의 중심을 가츠라강이 흘러가고 그 물가를 따라 온천여관이 늘어 서 있고
온천마을의 이름과 같은 천년고찰 슈젠지가 있으며 일본의 대문호인 나츠메
소세키가 만년에 요양차 왔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807 년, 슈젠지 절을 창건한 고보대사가 이곳에 왔을때 한 소년이 가츠라
강 가에서 편찮으신 아버지의 몸을 씻겨드리고 있는것을 본 대사께서
"물이 차가울텐데" 라고 하며 손에 쥐고 있던 지팡이로 강속에 있던 바위를
쳤드니 성스러운 온천물이 솟아올랐다고 하며 소년은 대사가 시키는대로
해서 아버지가 완치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2007 년에 1200년이 되었다고 기념비에 쓰여져 있었으니 정말 오래되고
물 좋은 온천이지만 우리는 이곳에서 온천은 하지 않고 무료로 할 수 있는
족욕만 실컷 했다.
보이는 곳이 이 온천의 원천이라는 곳인데 지금은 족욕장이다.
( 쓰여진 글씨는 미끄러지기 쉬우니 발조심 하라는 것)
족욕장은 두곳이 있었다. 이곳은 길 바로옆에 있는 족욕장인데
강가로 내려가지 않아도 되는곳이라 어린아이도 앉아있고 나이 든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절 부터 구경했드니 점심때가 지나 있었다. 배가 고파서
찻집 같은곳이지만 요기할만것도 팔것 같아서 제일 가까운 가게로 들어갔다.
가게 안에는 남자 한사람이 마스크를 하고 음식도 만들고 서빙도
하고 주문도 받고 있었다.
이건 메뉴판이다. 메뉴판에 음식과 가격, 그리고 쓰인 재료까지
적혀 있는것이 색달라서 찍어봤다.
후식 정도에 불과한 것이지만 600엔씩 내고 시켰다.
약간 달콤했지만 맛있었다.
이 센베이는 서비스로 준것인데 우엉냄새와 맛이 나면서 너무
맛있길래 한 봉지를 사서 셋이서 나눠먹었다.
요기를 하고는 족욕장으로......
족욕장 옆에 있는 지장보살앞에 귤 두개, 손에는 동전몇개가
쥐어져 있다.
마을의 중심을 흐르는 가츠라강, 위로 가면 더 넓어질려는지는 모르지만
강폭이 우리의 청계천 수준이라 강이라고 부르기에는 좀....
어쨌던 강을 따라 우리들의 걷기는 시작되고...
하늘을 찌를듯한 키의 대나무가 유난히 많다.
모든게 대나무로 만들어져 있다.
이건 옛 우물의 뚜껑인듯...
우리도 이 대나무길에서 인증샷 한장 찍었다.
이곳은 슈젠지의 풍경을 전시해 놓은 갤러리, 무료다.
오래된 가게와 여관이 쭉 늘어 서 있는 길을 걸으며 한곳도
들어 가 보지는 않고 바깥에서 구경만 했다.
생선을 선풍기를 돌려가면서 말리고 있었다. 저렇게 하면
파리도 못 달라들거고 잘 마를거다. 나도 생선 말릴 때 저렇게
해야지...
세상에, 이 가을에 웬 벚꽃이..... 꽃도 정신줄을 놓아 버렸나 보다.
저 집들이 대부분 다 숙박시설이다.
어느 한 골목으로 들어서니 나츠메 소세키의 길이라고, 이 작가에
대한 사진과 글이 담에 전시되고 있었다.
나츠메 소세키는 메이지시대의 대문호로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도련님,
마음등의 작품을 남겼으며 우리에게도 친숙한 작가다.
1910년 요양차 이곳 슈젠지온천으로 왔으나 이곳에서 각혈하여 위독상태가
되고, 이것이 "슈젠지의 큰병" 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우는 사건이 되었다.
그는 1916년 49세로 짧은 생을 마감했지만 이렇게 일본 국민들 사이에
잊혀지지 않는 작가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 마을 높은곳에 위치한 유일한 교회, 하리스트스 정교회
겐에이 성당이라고 쓰여있는데 무슨 교회인지 모르겠다.
우연히 본 풍경속의 노신사, 망중한의 한때를 보내고 있는 모습이
너무도 평화로워 보여서...
온천장에 가서 온천물에는 발만 담궈보고는 종일을 걷기만 했다.
이번에 갔던 시즈오카현은 가는곳 마다 온천이라 숙소에 들어가기 전에는
따로 온천을 하지는 않았다.
경치에 취해서 계속 걸었는데도 별로 피로를 못느낀건 공기가 좋아서인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내내 걸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