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렴풋이 밝아오는 새벽, 따르릉 전화가 울린다.
받았더니 딸의 전화다.
황서방이 코로나에 걸려서
오늘 먹기로 한 점심 취소하자는 얘기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 저도
병원 가 봐야겠습니다.
결국 코로나가 전 지구인을 다 걸리게 할 작정인 듯 여태
괜찮았던 사람들을 용케도
찾아내고 있는 것 같다.
우리 가족 열명
큰 딸네 세 식구 중 둘, 둘째
딸네 다섯 식구 중 둘, 그리고
나와 아들, 여섯 명이 걸렸다.
그러니까 걸린 사람 여섯, 안
걸린 사람 넷이다.
내가 외래로 운동치료를 다니는 재활병원에서도
의사, 간호사, 치료사, 환자,
간병인. 모두 한 번은 기본이고 두 번 걸렸던 사람도
있고 심지어 세 번 걸렸던 사람도 있다.
정말 징글징글한 코로나다.
2022년이 끝나는 이쯤에서
사라져 주기를 바라고 싶지만
오늘도 확진자가 6만 명을
넘었다.
절대로 두 번은 걸리고 싶지 않다. 코로나야 좀 떠나가
다오.
내가 아무리 외쳐본들 소용없다는 건 알지만 그래도
한 번쯤은 부탁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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